0. 들어가는 글 출근길 버스를 타고 가던 중이었다. 항상 만원인 버스를 40분 넘게 타고 가야 도착하는 회사. 그래서 언제고 자리가 나면 냉큼 앉아서 내내 졸다 가기를 즐겨한다. 자는 것도 아니고 안 자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졸아야 남은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은지... 어떤 날은 노약자 석에 앉았는데 내리려고 일어나니 내 앞에 선 사람은 임산부였다. 임산부 패치를 백에 매달고 선 그녀를 보고 내심 미안했다. 아내도 임신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티가 나지 않아 사람들이 눈치를 주더라며 힘든 내색을 했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속으로 얼마나 나를 욕하고 있었을까... 부끄러운 나 스스로를 자책하는 시간. 성경을 더듬어 읽으며 이렇게 저렇게 떠오르는 생각들에 잠겨보기도 한다. 만원 버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