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

(과천) 망향 비빔국수

제시안 2023. 3.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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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글

 

그런 곳이 있다. 군 시절 즐겨 먹었던 음식점 말이다. 대표적으로 포천 이동갈비가 있으려나. 나는 순대국이 있다. 가평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늘 휴가 나오면 가평에서 순대국을 먹었다. 점오 마치고 버스를 타면 8시쯤에 가평터미널에 도착했다. 이제 문을 열기 시작하는 가게들 사이에 "영업 중"이라고 불이 켜진 곳. 허름한 그 가게에서 순대국 한 그릇 먹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그때부터 순대국을 먹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맛난 집도 아니었다...

 

가평에서 먹은 순대국은 체인점도 아니었고, 가평이 순대국으로 유명한 곳도 아니었으며, 노포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더더욱 없는 그냥 음식점이었다. 때때로 파리가 빠져서 나오면 주인 할머니는 그냥 머쓱한 듯 미안해요 하고 말았던 집이었으니... 그런데 종종 포천 이동갈비처럼 유명 상품이 되어서 퍼진 경우도 있다. 이번에 찾아간 집도 그런 곳이었다. 

 

들어와 달라고 하는 것 같은 입구...

 

 

1. 군인의 고장, 연천에서 시작하다

 

망향비빔국수. 예전에 루리웹 음식갤러리에서 가끔 보던 곳이었다. 면 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익히 명성이 있었던 곳이었는데... 면을 좋아하지만 전국을 누빈 적은 없는 내겐 전설적인 곳이었다. 가끔 리뷰를 보면 맵칼한 맛은 물론이고 뜨뜻한 육수와의 조화가 좋다며 감탄하는 글들이 올라왔었는데... 내겐 딴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1968년부터 이어져왔다는 전설의 브랜드...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길에 그 집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집을 호시탐탐 노리게 되다가 우연한 기회로 맛보게 된 이후로는 즐겨 찾는 곳이 되었다. 특히 이 브랜드 역시 군인의 고장인 연천에서 시작했다는 점에 정감이 갔다. 내가 본 몇몇 리뷰에서도 군 생활 때 즐겨 먹었던 음식이라는 리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군 시절의 힘든 생활을 잊게 해 준 음식일 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즐기는 음식이라면 뭔가 다르다. 실제로 먹어보면, 정말 다르다. 

 

정겨운 입구하며...
넓은 매장.

 

평소에는 저녁에 자주 갔었는데 그때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넓은 매장에 많아야 1팀, 2팀이 있어서 특유의 뻘쭘함으로 국수를 먹곤 했다. 그런데 입소문이 난 것인지, 아니면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서 그런 것인지, 주말 낮이라 그런 것인지 사람이 많았다. 사실 위치상 사람이 없었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위치긴 했다. 걸어서 가기도 어렵고, 차를 타고 가는데 주차 자리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북적거리는 매장이 오히려 어색했다.

 

2. 깔끔하고 매콤하고 달콤하고 시원하고...

 

이곳이 인기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매콤달콤한 비빔국수의 맛은 물론이고 뒷맛이 굉장히 깔끔하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한다.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는 특수한 채수(야채 육수)로 맛을 내서 독특한 맛이 나오는 것이라 한다. 실제 여기서 비빔국수를 먹으면 뒤에 입에서 텁텁함이나 그런 것을 찾기는 어렵다.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란 뜻이다.

 

육수랑 물은 셀프랍니다.

 

거기에 육수는 굉장히 깊은 맛이 난다. 다시다 국물인가 싶기도 한데, 국수와의 조화가 별미다. 다만 엄청나게 뜨거운 온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국수를 주문하고 미리 떠 놓는 것이 좋다. 

 

매워서 그런가 아이들을 위한 메뉴, 맵찔이를 위한 메뉴들이 있다.

 

메뉴는 단촐하고 점점 뭔가 추가되는 것 같지만 가장 핵심적인 메뉴는 역시 비빔국수다. 양이 좀 있는 사람은 국수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만두와 함께 시켜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만두랑 먹는 맛이 또 일품이기도 하고 그쯤 하면 양도 넉넉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국수 위에 있는 저 상추가 매력포인트며, 채수를 쓴다는 가게의 자존심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종업원이 날라주는 국수 한 그릇. 잘 버무려진 국수와 김치, 오이, 상추, 양파 등 다양한 고명이 올려지고 젓가락이 무심한 듯 꽂혀 있다. 백김치 외에 더 이상의 찬은 없다. 면발은 일반 소면과 달리 굵기가 좀 있고, 그렇다고 칼국수면처럼 굵진 않다. 파스타 면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국물이 좀 있는데 매운맛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야채들이 많아서 다양한 야채를 곁들여 먹으면 시원한 식감이 쭉 이어진다. 매운맛과 달콤한 맛과 시원한 맛이 어우러지니 쉬지 않고 먹게 된다. 그리고 그릇을 비우고 나면 깔끔한 맛이 따라온다. 이에 육수 한 잔을 마시면 이만한 입가심이 또 없다.

 

가벼운 점심으로는 이곳 비빔국수만한 음식이 또 있을까?

 

건물 뒷편 주차장이 있다.
간판이 있는 곳에 차를 대도 괜찮다.

 

참고로 매운 것을 과하게 못 먹는다면 비추다. 열라면과 불닭볶음면 사이에 있는 정도의 매운맛이다. 처음에는 매운맛이 느껴지지 않는데 점점 올라와 다 먹고 나면 온 입 안이 얼얼해진다. 매운맛은 잔량감이 좀 오래가기 때문에 이 점 참고하면 된다.

 

 

3. 간략 평가(10점 만점)

맛 : 10점

양 : 6점

가격 : 9점

친절함 : 3점

깨끗함 : 9점

특이한 맛 :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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