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는 글
개인적으로 춘천을 좋아한다. 화악산 산꼭대기에서 군생활을 했다. 밤이면 밝은 춘천시내의 모습이 환하게 보였다. 꺼지지 않고 균일하게 켜져 있는 시내 불빛을 보면 마음이 두근거렸다. 불과 며칠 전에 저곳에서 내가 살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나갈 날만 손꼽으며 버티기를 하루, 이틀. 제대를 하고선 춘천 야경을 볼 일이 없었다. 이제 그곳에서 살아가기 시작했으니까.
복학해서 정신없이 살아갔다. 춘천에 올 일은 없었고, 군생활은 기억하기도 싫었다. 오래도록 시간이 지나고 나서 운전을 하게 될 때 비로소 춘천에 가게 되었다. 그때 알았다. 춘천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다시 그 야경을 보게 되었을 때 군생활 때 느꼈던 설렘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던 그때의 두근거림 말이다. 춘천 야경이 보이는 카페에선 내가 군생활 했던 부대도 보였다. 예전엔 그렇게 기억하기 싫었는데 이제는 그저 추억에 불과했다.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그 후로 가끔 춘천에 갔다. 집에서 2시간 거리. 쉽게 가고 오고 잠깐 커피만 마시고 오더라도 힘겨운 삶을 충전시키는 곳으로 충분했다. 그렇게 춘천을 오고 가던 중 자연스레 여러 음식점을 가게 되었다. 오늘은 특별히 추천받은 집으로 갔다.
1. 닭갈비, 막국수, 그리고 춘천...
춘천에야 닭갈비 집이 워낙 많아서 개인적으로도 방문한 집이 여럿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추천 받았을 때는 지인이 사람이 많다고, 차가 그렇게 많다고 추천하길래 가봤다. 그런데 이 집은 입구에서부터 이런저런 인테리어로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개인적으로 저녁 방문을 추천한다.
들어가는 길 하나하나가 다 사진포인트였다. 나중에 밥 먹고 나왔을 때 기분이 좋아진 사람들이 사진 찍느라 정신없는 모습들이 보였다. 나도 이제까지 음식점 다니면서 이런 곳은 또 처음이었다. 밥을 먹기 전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들어가서 색다른 기분으로 닭갈비를 만날 수 있었다.
여러 음식이 있는 곳이 아니었다. 모든 포커스는 닭갈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 외에는 곁들임 음식이었다. 우리는 기본에 들깨 막국수를 시켰다. 황태 추가가 굉장히 궁금했지만 다음에 먹어보는 것으로 했다. 금액은 부담되는 금액이긴 했다. 추가하는 것조차도 선뜻 하기 어려운 가격은 아니었다. 닭갈비가 보통 비싼 가격들이어서 그런가 보다 하기는 하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반찬은 별로 없었다. 오직 닭갈비에만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좀 아쉽다고나 할까? 닭갈비 외에 뭔가 추가가 된다면 덜 아쉬울 것 같고, 횟집 스끼다시가 많으면 비싼 가격에도 안정되는 것처럼 그럴 것 같은데 그러지 않다는 점은 분명 단점이다. 그렇지만 여긴 산삼을 준다. ㅋㅋㅋ 산양삼인가? 암튼 왠 산삼이지 하며 몸보신은 했다.
그리고 맛난 식사시간을 가졌다.
2. 평범한 맛을 드높이는 여러 방법들
2004년 닭갈비가 한참 유행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유가네가 평정하면서 닭갈비 맛은 거진 비슷한 맛을 자랑하게 되었다. 쩜오처럼 카레 닭갈비가 있고, 숯불 닭갈비가 있고 그런데 보통 기본이라고 하면 맛이 다 거기서 거기다. 냉면 맛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다 똑같은 느낌인 것처럼 말이다. 닭갈비의 맛이 다 비슷하다면 맛집으로 서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 이런 고민에서 여러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 것 같다. 이곳은 장소가 주는 특별함이 아니었을까 한다. 처음 들어갈 때의 그 분위기도 좋았고, 매장 전체적으로도 뭔가 북적거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손님이 없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있어도 특별히 티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음식을 다 먹고 계산하러 가는 길에 만나는 아이들을 보고서야 아, 아이가 있었구나 느끼는 정도? 물론 내 앞, 뒤 다른 테이블에 아이가 있다면 티가 안 날 수 없지만.
복음밥마저도 평범함을 자랑하는 이곳이라 솔직히 좀 놀랍기도 하지만 괜찮다. 분위기, 가족 모임 등을 원한다면 과감히 추천하고 싶다. 특히 소양강변에 자리하여 밥 먹고 드라이브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3. 간략 평가(10점 만점)
맛 : 8점
양 : 6점
가격 : 3점
친절함 : 7점
깨끗함 : 8점
특이한 맛 :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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