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

(양재) 수작카츠

제시안 2023. 2. 1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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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이야기

남자들에겐 특히 잊을 수 없는 경양식 돈까스...

 

예전에 돈까스는 경양식 집에서나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었다. 식전 스프는 물론이고 마카로니와 샐러드가 데코 되어 나온 먹음직스러운 튀김고기. 넓게 펴진 그것 위에 브라운소스가 뿌려진 그 맛은 지금도 애정하는 맛으로 남아있다. 경양식 집 돈까스가 점차 김밥천국 메뉴로, 기사식당 단골 메뉴로 변하는 과정을 겪고 있을 때 색다른 돈까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바로 일본식 돈까스다. 

 

한국식으로 많이 변화되었지만 정체성은 지키고 있다.

일본식 돈까스의 첫인상은 색다름이었다. 1인 1쟁반으로 음식과 반찬이 놓여져서 주는 것은 물론이고, 깨를 간 다음에 소스를 뿌려 찍어먹는 독특한 스타일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맛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퍽퍽한 살에 나중에 금방 느끼함이 올라와서 "일본식 돈까스도 별거 없구만!"하는 생각으로 기사식당을 갔다. 요즘에야 두꺼운 살이 주는 담백함과 느끼함을 줄여주는 메뉴 구성을 통해 다양하게 느끼함과 사투를 벌이며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남자들에게 "돈까스"는 "제육볶음"과 함께 크게 애정하는 음식 중 하나다.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이 두 음식에는 소중한 추억들이 있다. 내게 있어 "제육볶음"은 중고등학교를 버티게 해 준 음식이다. 뭘 먹어도 배가 고픈 당시 "제육볶음"에 밥을 비벼 먹으면 오래도록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간식이 따로 필요 없었다.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에 잠만 자면 되었다. 반면 "돈까스"는 엄마가 사주겠다고 하고 병원으로... 그랬던 아픈 추억이 있다. 왜 그때 돈까스 사준다는 말이 매혹적으로 들렸는지... 병원을 나오고 아픔을 잊게 해 주던 그 맛에 눈물, 콧물 닦으며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선지 지금도 내게 돈까스는 힘들 때 위로해 주는 음식이다.

 

 

1. 직장인의 오감을 자극해주는 멋진 맛집

출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점심시간이 되면, 그날 컨디션에 따라 음식점을 정하게 된다. 화가 많이 나면 짬뽕집, 급하게 먹어야 하면 중국집에서 우동, 뭔가 속이 답답하다고 느껴지면 국밥, 기분전환이 필요하면 돈까스. 이번엔 근처 고급진 돈까스 집을 가기로 했다. 기분전환도 필요하고 가는 길에 동료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고 나면 뭔가 상쾌한 기분도 들고 그래서였다.

 

조금 늦으면 웨이팅이 걸리는 맛집

 

양재동에 위치한 수작카츠는 굉장한 인기를 자랑한다. 주변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아서 조금만 늦어도 웨이팅을 감수해야 한다. 식당 크기는 크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시간, 먹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생각보다 오랜 기다림이 필요할 때도 있다. 회전율이 좋지 않음에도 이름까지 적어두고 기다리는 이유는 이곳 돈까스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매력이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메뉴는 단촐하지만 전문적이다

 

이 가게는 단품메뉴보다 이것저것 섞은 메뉴를 밀고 있다. 거기에 2,500원만 추가하면 큼직한 새우튀김 2개도 올려 먹을 수 있다. 새우튀김까지 먹게 되면 오후 내내 헤롱거리면서 일할 가능성이 있지만 양이 꽤 되기 때문에 간식에 손 댈 일은 없다. 치즈돈까스와 등심까스의 조화로운 만남인 수작카츠가 이곳 대표메뉴이며 많은 사람들이 주문하는 메뉴기도 하니 처음 간다면 권하고 싶다. 그 외에 소소한 메뉴들 역시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우동에 곁드림 돈까스를 하면 적당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참고하면 좋다~!

 

주문하면 준비되는 음식들

 

내부는 크지 않고 주방은 바삐 움직인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친절하다는 점이 장점이랄까. 주문이 들어가면 음식을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생각보다 음식 나오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 나오지 하는 생각이 들 때 쯤이면 쟁반이 내 앞에 놓이게 된다.

 

수작카츠... 두둥!

 

이번에는 간단히 수작카츠를 먹기로 했다. 소스 그릇 사이에 보이는 와사비가 이곳 돈까스 집의 장점. 느끼할 때쯤 와사비를 올려서 먹어도 되고, 소스에 와사비를 넣어서 함께 먹어도 좋다. 김치와 단무지, 샐러드가 느끼함을 잡아주고 담백함을 부각시켜주고 감칠맛을 더해주는 소스가 함께니 최상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다 먹은 뒤 된장국으로 입가심을 한다면 완벽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완식!

위치가 궁금하다면...

 

 

2. 경고 : 식후 혈당 스파이크 주의

 

식후 아메리카노는 킹정...

 

기름진 음식의 숙명이랄까... 돈까스를 먹고 나서는 꼭 커피로 느끼함과 치솟아 오를 잠을 눌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혹 나만 그런 것인지 궁금하지만... 가볍게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바쁘게 지나갈 오후 일정들을 살펴본다면 하루 시간이 또 금방 지나갈 것이다. 

 

점점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이곳은 아직 금액이 오른 것 같지 않다. 생각보다 거리도 있고, 처음부터 웨이팅과 가격이 좀 있다는 생각에 자주 오지 않아서 명확하지 않다. 다만 양재동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이제 보통의 가격이 된 상황이라 돈까스가 생각난다면 방문해 보길 권하는 바다. 또한 주변에 음식점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웨이팅을 걸어놓고 다른 곳들을 기웃거리다가 들어가도 나쁘지 않다. 

 

 

3. 간략 평가(10점 만점)

맛 : 8점

양 : 8점

가격 : 7점

친절함 : 8점

깨끗함 : 7점

특이한 맛 : 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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