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

(가평) 설악막국수 춘천닭갈비

제시안 2023. 2. 23. 22:51
반응형

0. 들어가는 글

요즘도 많이 막힌다고 기사가 나는 경춘도로

 

어릴 적 경춘도로는 항상 막혔다. 가는 길이야 즐거움에 가득 차 신이 났지만 오는 길은 정말 고역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차는 움직이지 않고... 언제 집에 도착하나 싶은데 차에서 내릴 수도 없어서 답답하기만 하고... 그럴 때 가끔 우리는 아무 음식점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항상 막국수를 먹었다.

 

기억에 맛만 좋았지만 아빠는 늘 불만족스러워 했다. 별로 맛이 없다고. 나중에 생각해 보니 우리 아빠의 미각은 가히 전설적인 미각이어서 왠만한 음식은 만족하지 않는 분이었다. 그래서 난 이후에 내가 맛나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구나 라는 기이한 답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해도 아빠에게서 맛나다는 이야기를 듣기 어렵겠구나 생각해서 그렇다. 

 

1. 닭갈비와 막국수, 그리고 잣

집은 굉장히 정감있어 보였다

 

일이 있어서 가평을 가던 길이었다. 배가 고팠고 길은 빙빙 돌고 있었다. 그래서 밥을 먹고 가자고 졸랐더니 같이 가던 분이 추천해준 집이다. 이곳은 본점도 있고 근처에 분점도 있을 만큼 인기가 좋은 곳이라고 했다. 대표 메뉴를 저렇게 가게 상호로 해 둔 곳이라니... 고픈 배를 채우고 싶은 마음에 냉큼 좋다고 하고 들어갔다.

 

근처에 넓은 주차장도 있어서 주차의 어려움도 없었다

 

2. 담백한 맛의 향연

평일 점심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나갔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맛집으로 소문난 곳인가? 기웃거리면서 메뉴를 보는데 신기한 메뉴가 있었다. 바로 잣육수로 만들었다는 물막국수! 

 

메뉴들이 정갈하다 ㅎㅎ

 

가평에서 군생활을 한 나는 가평 잣막걸리의 명성을 익히 체험하였다. 그 맛이 생각나 침이 넘어갔지만 업무 중이니 반주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지만 잣의 고장 가평까지 와서 잣육수를 먹어보지 않을 순 없지 않은가? 냉큼 물막국수를 시켰다. 일행은 배가 고팠는지 닭갈비에 비빔에 이것저것 시켰다. 

 

다소 간단한 기본찬

 

기본찬은 특별할 것은 없었다. 화구가 식탁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서 좁은 자리니 반찬이 많은 것도 번잡스럽기만 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정도 찬에 메인 메뉴가 나온다고 하면 좀 서운할 것 같았다. 음식에 정말 자신이 있지 않고서는 어려운 선택이라고 보여지는데...

 

먹음직스러운 닭갈비!!!

 

사전에 미리 조리된 닭갈비가 숯불 석쇠 위에서 구워지기 시작했다. 생닭을 구울 때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몸소 체험했었는데 이것은 정말 좋구나 싶었다. 다만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아서 좀 실망스러웠다. 일행들도 그런 눈치였다. 직원의 능숙한 손놀림으로 닭갈비는 먹음직스럽게 익어갔다. 그리고 그 사이 내가 기다리던 메뉴가 나왔다.

 

잣 육수로 맛을 낸 물막국수!

 

 

궁금하던 물막국수가 나왔다. 양은 푸짐해 보였는데 실제로 닭갈비와 함께 먹으니 속이 든든해졌다. 어쩌면 닭갈비와 함께 먹으라고 양을 맞춘 것은 아닐까 싶었다. 닭갈비만 시켰을 경우 된장찌개를 덤으로 시킬 수 있다. 나라면 물막에 닭갈비를 추천하겠다. 

 

잣육수로 낸 맛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고소한 느낌도 있었는데 그리 강하지 않았다. 어쩌면 잣이라는 것 자체가 귀하기도 하고, 또 다른 맛들이 강해서 묻힌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겨자를 좀 넣어야 맛나겠다 싶어서 풀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풀어서 아쉬웠다. 나중에 겨자 맛이 너무 강해져 전체적인 맛이 묻혔다.

 

추천을 한다면 물막국수를 그대로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먹는 것이 훨씬 맛있었다. 같이 간 동료는 나중에 고개를 파묻고 육수만 마셨다. ㅎㅎㅎㅎ 그 정도로 추천할만하다.

 

비빔막국수

 

동료가 시킨 비빔막국수. 쉽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그 모습 그대로다. 준다고 했지만 기대감이 없어서 괜찮다고 했다. 

 

바삭하게 부쳐서 낸 메밀전병

 

동료분은 막국수에 닭갈비에도 양이 부족한지 메밀전병도 시켰다. 아마 법인카드라고 이 참에 먹어야지 않겠냐며 막 시킨 것 같기도 하다. 메밀전병은 겉을 바삭하게 부쳐 낸 것이 특징이었다. 나는 이렇게 바삭하게 낸 것을 먹어보진 않았고,  얇은 부침개처럼 부쳐낸 것을 먹어본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내게는 맞지 않았지만 나름 별식이었다. 

 

이렇게 우연찮게 만난 음식점 투어를 완료하고 힘든 하루를 보냈다. ㅋㅋㅋㅋㅋ 어찌나 힘들던지 그다음 날까지 회복이 안되어서 고생했다. 나이가 드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시간이 된다면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3. 간략 평가(10점 만점)

맛 : 9점

양 : 7점

가격 : 7점

친절함 : 9점

깨끗함 : 9점

특이한 맛 : 7점

반응형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재) 곰스603 포이사거리점  (1) 2023.03.22
(양재) 브루스 리  (1) 2023.03.13
(춘천) 큰지붕 닭갈비  (2) 2023.03.12
(양재) 수작카츠  (0) 2023.02.14
(봉천동) 카도야라멘  (0) 2021.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