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담긴 이야기/최근 본 영화 감상

[웬즈데이 시즌 1]팀 버튼식 학원물이 보고 싶다면…?

제시안 2023. 3. 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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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내게 있어 기념비적인 작품!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본 적이 있다. - 그만큼 나는 연식이 된 사람이다. -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가 왜 그 영화를 눈살을 찌푸리며 고민을 했는지 알 것 같다. 너무나 폭력적인 요소들이 가득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그런 것엔 관심이 없었다. 눈앞에 펼쳐진 색다른 이야기들에 취했고, 그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공포스럽고 기괴하기만 한 전혀 색다른 크리스마스 이야기.

 

가위손 주인공과 닮은 팀 버튼

 

그걸 만든 감독이 “팀 버튼”이라는 것도 당시에 처음 알게 되었다.

 

사실 팀 버튼의 작품이 내게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다수의 작품으로 명성을 떨친 감독이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은 고작 저 한 편 뿐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넷플릭스를 강타한 색다른 드라마를 그가 만들었다고 해서 냉큼 틀어보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다시” 반하게 되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웬즈데이]

팀 버튼이 만든 색다른 드라마, [웬즈데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아래 글부터 스포일러가 담겨 있으니 주의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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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간단한 감상 - 학원물을 좋아하시나요?

 

추억이 되어버린 프란체스카...

[웬즈데이]는 22년 11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다. [아담스 패밀리]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국내 팬들에게는 [안녕, 프란체스카]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일 것이다. - [안녕, 프란체스카] 자체가 [아담스 패밀리]에서 많이 따왔다고 하니 당연한지도… - 영화끈이 짧은 내게는 [아담스 패밀리]의 세계관에 녹아들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었다. - 웬즈데이가 아담스 패밀리의 딸이라는 설정도 생소하다. - 그래선지 내겐 캐릭터성이 굉장히 부각된 일본식 혼합 장르 학원물처럼 보였다. 

 

재밌고, 인상적이었지만 이 드라마가 마냥 잘 만든 작품은 아니다. 뭔가 스리슬쩍 넘어가는 여러 찜찜한 구석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리뷰어들이 이렇게 복선만 깔고 회수하지 않았거나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들을 지적하고 있고, 한계라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분들의 식견에 비하면 난 부족한 수준이라 리뷰를 보고서야 “아, 난 그저 재밌기만 했는데 그랬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련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내게 있어 학원물의 대표작!

그런 내겐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좋은 드라마였다. 학교를 배경으로 학창시절을 보내던 시절,  주인공을 중심으로 뭔가 거대한 사건이 펼쳐지는 이야기. 그 속엔 학교에 감춰진 비밀이 있고, 어린 청춘의 풋풋한 사랑도 있고, 우리를 깔보는 어른들의 비협조적이고 강압적인 태도도 있었다. 

 

그 정도로 소비되는 컨텐츠가 [웬즈데이]가 아니었을까 한다.

 

 

3. 구성상 특징 - 주인공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우울하지'

[웬즈데이]는 주인공 “웬즈데이 아담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웬즈데이의 독백을 통해 이야기 전반이 진행되기에 그 영향력이 굉장히 큰 편. 한 편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기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은 자연스레 주인공의 시선으로 제단 된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정황, 사건에 대해서도 그렇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주인공이 알고 있는 만큼의 지식수준에서 주변 환경들, 이야기, 인물들을 이해하게 된다. 

 

웬즈데이를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손힐 선생님

이런 서사 구조는 “탐정물”이라는 장르와 더불어 “학원물”이라는 장르에서는 잘 먹히는 구조가 아닐까 한다. 한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치는 탐정의 입장이 되어 주인공과 함께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학원물이라고 했지만 주인공의 캐릭터가 굉장히 독특하고 강한 가운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때 이런 구조는 굉장한 장점으로 발휘한다고 본다. 

 

그렇지만 이런 서사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 또한 명확하다. 

 

주변 인물들의 목적, 욕망은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너무 막가파식으로, 개연성 따위 개나 줘버린 것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양파 까듯이 이야기를 전개시킨다면 전체 흐름 자체를 굉장히 루즈하게 잡아가야 했을 것이다. [웬즈데이]에 대한 리뷰들에서 복선 회수는 개나 줘버린 것 같은 부분들이 더러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나 역시 공감했다. 

 

어려서 쉽게 싸우고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일까?

부분부분 3인칭으로 전환하여 다른 캐릭터들을 비춰주는 장면도 있었다. 자연스러운 상황 연결을 위해서 혹은 복선을 마련하기 위해서 넣은 부분들이었다. 그렇지만 이 부분이 과하지 않았다. 딱 보여줄 만큼만 넣고 빠지는 느낌. 그러다 보니 전체 서사는 웬즈데이 한 사람의 시선으로 쭉 이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런 복선들이 너무 제3자적 위치에 배치되고, 주요 진행은 웬즈데이 1인의 시점으로 진행되다 보니 복선회수에서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 제작진이 일부러 하지 않은 것 같은 경우도 있었고… 연출이 서로 달라 사인이 맞지 않았던 것인지 시즌제니까 나중에 알아서 하겠지 싶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뭐가 더 나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르겠다. 극 전체의 긴장감과 속도감은 좋았지만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서 뭐지 싶은 부분들도 다수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약점과 강점을 다 보여준 구조가 아닐까 한다.

 

 

4. 나가는 글

독특한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은 물론 사건을 풀어간다는 요소까지 넣은 [웬즈데이]. 계속되는 반전과 재밌는 요소들이 많아 어찌어찌 보다 보면 시간은 금방 간다. 팀 버튼식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2도 기대가 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시즌 1만큼의 재미가 보장이 될까 하는 점이다. 이미 캐릭터에 대해 단물은 다 빠진 상황에 추가적으로 캐릭터가 투입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사건을 일으켜서 캐릭터들 간의 상호작용을 더 긴밀하게 만들 것인지 등등 고민이 있지만 그건 나와보면 알게 될 것이니 다음편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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