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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본능의 질주] 넷플릭스 다큐 왕국을 정복한 스포츠 다큐의 정석!

제시안 2023. 4. 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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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글

 

예전에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냉큼 한 달 무료 이용을 들었었다. 그런데 왠걸?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말처럼, 정작 볼만한 것이 없었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코로나가 터졌고, 갑작스레 한국에서 만든 [킹덤]이 굉장한 열풍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들어 다시 넷플릭스로 컴백했다. 그 이후로 종종 넷플릭스를 이용하며 지금도 애정하고 있는 중이다.

 

구구절절... 말이 길었지만 하고 싶었던 말은 난 아직 넷플릭스를 애정한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드라마로, 그리고 영화로 이제는 다큐멘터리 때문에 넷플릭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넷플릭스는 웰메이드 다큐로 명성이 높았다. 이번에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역시 그 명성에 걸맞은 다큐라고 할 수 있다. 

 

 

바로 [F1, 본능의 질주]가 그것이다.

 

1. 스포츠의 긴장감과 이면의 냉정함, 팬들의 열정이 교차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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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은 우리에겐 굉장히 생소한 스포츠다. 차가 뱅글뱅글 도는 것, 그게 뭐 대단한가 싶기도 하고... ㅋㅋㅋ 하지만 레이싱 게임 광팬인 내게 F1은 관심은 있지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였다. 우리나라에서 방송해주는 곳을 찾기도 어렵고, 운 좋게 전남에 유치를 했다고 하지만 현재는 철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레이싱이란 스포츠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큰 것은 아니었다. 야구, 농구, 배구에 비한다면... 축구가 겨우 호흡을 붙이고 있는 수준이란 점에서 참 안타깝기만 하다.

 

현재 시즌 5가 나왔고, 나는 매일 한 편에서 두 편씩 시청하며 즐기고 있는 중이다. 매년 시즌이 업데이트 되고 있다. 첫 시즌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넷플릭스! 오 찍지 마요!" 이런 이야기들을 종종 봤는데 이제는 뭐 다들 익숙하게 대처하곤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F1 레이싱 스포츠에서 펼쳐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제다. 레이서들, 스텝, 구단 운영진 등이 다양한 서사를 가지고 나온다. 인터뷰도 하고, 레이싱 경기 중에 펼쳐지는 막전막후의 내용들이 디테일하게 채워진다. 그리고 곳곳에 배치되어 나오는 레이싱 경기는 그저 차가 돌고, 누가 이기고에 그치지 않고 서사가 더해진 드라마틱한 순간들로 재각색된다. 

 

사고도 많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휴머니티를 장착한 이 다큐에서는 굉장한 흥미 요소들이 넘쳐난다. 갑작스런 레이서들의 심경 변화, 이적, 어떤 상황에 대한 디테일한 감정 변화, 심리변화 등을 살펴볼 수 있기도 하다. 그리고 팀을 이끌어가는 감독들의 고민과 마치 하나의 체스판을 보는 것 같은 전략들, 생각지 못한 다양한 변수에 갈등하는 모습들까지 생생히 담겨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F1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다큐멘터리라 할 수 있다. 반면에 F1을 접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이 다큐는 F1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만드는 다큐다. 그저 1등 만을 위해 차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드라마와 감동을 본다면 이 스포츠에서 헤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F1 사무국에서 이 다큐 제작에 적극 지원을 했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이런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 또 뭐가 있겠는가?

 

2. 최적의 스포츠 다큐

 

F1 공식 로고

 

F1이라는 레이싱은 다큐를 만들기 최적의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10개의 팀, 20명의 선수들이 포디움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노력한다. 전 세계 서킷을 돌아다니며 22라운드를 거치는데, 총 22번의 경주 끝에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한정된 공간, 한정된 팀, 그리고 선수들. 선수들의 이동 또한 크지 않기 때문에 시즌 1만 봐도 추후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다 파악된다. 

 

 

축구나 야구, 농구 등 팀에 소속된 선수들도 많고, 각각의 팀들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혈전을 치루는데 반해 레이싱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이 다큐에서는 좀 더 사람의 이야기를 내밀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을 위해 촬영팀은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했겠지만... 그럼에도 레이싱이라는 스포츠가 가진 환경을 너무나도 잘 극대화해서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경주가 꼭 들어가서 시청자들이 지루해질 틈을 주지 않는다. 지루해질 법하면 바로 레이싱을 보여줘서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조던으로 시작해서 조던으로 끝나는...

 

현재까지 스포츠 다큐는 [The Last Dance]와 이것이 전부였다. 미국 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의 일대기를 담은 그 이야기의 경우에는 "마이클 조던"이란 캐릭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팀에 집중을 하게 된다면? 다른 다큐도 한 번 보고 싶지만 지금으로서 내게 최고는 이 다큐멘터리다. 

 

3. 나가는 글

영상을 배우고 싶다면 꼭 추천하는 다큐멘터리다. 다큐가 가지고 있는 휴머니티와 시사성, 저널리즘 그리고 생생한 보는 맛까지 모두 갖춘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이런 프로그램 소재를 만난다는 것이 어디 쉬운가. 허허... 정말 멋진 다큐를 만든 제작진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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