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My Game Life/명작 나들이

(명작 나들이) 바이오하자드 RE:2

제시안 2025. 3. 17.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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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간략한 게임정보

 

 

발매일 : 2019년 1월 25일

플랫폼 : Amazon Luna, Mobil, NS, PC, PS4, PS5, Xbox One, Xbox Series X|S

개발사 : 캡콤

평균 플레이타임 : 메인 스토리 - 9h, 메인 + 사이드 - 15.5h

장르 : 3인칭, 호러, 생존

 

 

1. 게임 특징

- 진정한 공포 게임의 귀환

이 게임을 대체 어떻게 소개를 해야 기갈나게 소개를 할까? 아무리 글을 오랜만에 쓴다고 해도 첫 소개 글을 몇 번이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해야 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고민이 되는 작품이다. 워낙에 명작이기도 하지만, 그 명작을 더 손을 봐서 더 훌륭하게 리메이크를 한 "리메이크의 대명사"로 불리는 수준의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실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뭐라고 소개를 해야 할지 고민이다. 하지만 이렇게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공포게임이 무섭고 싫다고 해도 한 번 플레이를 하고 나서 바로 "새 게임+"를 누른 최초의 게임이라고 말이다. 

 

그렇다. 필자는 공포게임을 손도 대지 못한다. 다만 명작이라고 하니 호기심이 생겨 구매를 했지만 오래도록 도전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을 시작한 순간 게임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단지 좀비를 만나고, 그 좀비를 죽이는데 혈안이 된 것이 아니라 죽일 수 없는 적은 물론이고, 나에게 치명상을 입히기에 반드시 죽여야 하는 적, 음악, 분위기, 부족한 탄환은 물론이거니와 좀비가 우글거리는 곳을 결국 들어가야만 하는 상황 등등 모든 것들이 "공포" 하나에 초점이 맞춰진 게임이었다. 게임을 켠 순간 심장을 조여 오는 공포에 숨이 막히고 심리적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해 40분 만에 게임을 꺼버리는 등의 순간들이 펼쳐졌지만 계속 머릿속에는 이 게임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어떻게 그곳을 돌파하지? 어떻게 다음 방으로 갈 수 있을까? 이처럼 끊임없이 떠오르는 생각에 결국 다시 패드를 쥐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공포와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하게 만드는 엄청난 마성이 이 게임에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 보면 저퀄이지만 당시만 해도 놀라운 그래픽을 자랑한 게임이었다.

 

이미 1998년에 발매된 본편은 놀라운 판매고와 유저들의 평가로 그 게임성은 충분히 입증된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런 작품일수록 시대가 지나감에 따라 게임에 대한 향수를 놓지 못한 유저들의 리메이크 요청이 높아지고, 제작사 입장에서는 리메이크를 어떻게 해서 다시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에 놓이게 된다. 기존 유저들의 입맛에만 맞출 것인지, 아니면 신규 유저들을 위한 컨텐츠로 과감히 개편할 것인지, 아니면 이 둘을 절묘하게 절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인지에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이 리메이크는 실패한 사례들이 너무 많고, 실제 [바이오하자드 RE:3]의 경우에는 2편의 성공적인 사례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대차게 까이는 작품으로 발매되었다는 것을 보면 쉽지 않은 작업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RE:2의 경우에는 정말 이 절묘한 균형감각을 최고조로 맞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작품을 한 유저들도 나름 만족하고, 신규 유저들 역시 고전 명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과거에 불편했던 방과 방을 다닐 때 로딩이 있었던 것도 본작에서는 말끔히 사라졌고, 개선된 그래픽과 시점은 물론 맵 상에 아이템을 먹었는지 여부와 각종 정보들을 잘 정리하여 보여줘서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기존 유저들조차도 이러한 개선을 반겼는데 아무리 팬이라고 해도 불편한 점은 불편한 것이기 때문에 제작사에서 한 배려는 반갑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더라도 훌륭한 리메이크작임이 다시금 증명된다고 할 수 있다. 

 

- 잘 죽지도 않고, 아이템은 많지도 않고...

필자는 공포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RE:2편만을 즐겨봤다. 본편을 즐겨보지 않은 입장에서 이 게임을 생각한다면... 좀비도 잘 죽지 않고, 타이런트는 마지막까지 총을 쏴봐야 죽지도 않고, 심지어 등장인물들도 잘 죽지 않는다... 타이런트가 유저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며 내는 발걸음 소리는 노이로제 걸릴 정도로 듣기 싫은데 죽일 수도 없으니 참 고역이다. 그리고 보통 좀비들도 머리를 맞추는 것을 기준으로 세 번은 쓰러트려야 겨우 죽을 정도이니... 처음에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이지 큰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다. 가뜩이나 패드로 플레이해서, 타겟을 고정하는 락도 없어 조준도 잘 못하는데, 거기에 쏴도 한 번에 죽지 않고 몇 번은 쏴야 쓰러지고, 쓰러졌어도 죽지 않고 다시 일어서니... 이걸 처음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공포는 가히 장난이 아니었다. 

 

아이템은 적은데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수도 한정되어 있어서 여간 고민스러운 것이 아니다.

 

좀비야 그렇다 치자. 등장인물들도 잘 안 죽는 것은 좀 오버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엄브렐라 사의 아네트 박사의 경우에는 죽었나 싶으면 일어나서 등장하고, 죽었나 싶으면 또 등장하고 그렇게 이 사람도 한 세 번은 죽었나 한 뒤에야 최종적으로 죽었다. 이게 뭔... 에이다 웡은 심지어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표시를 전해주기까지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좀비도 안 죽고, 유저를 죽이겠다고 쫓아 다니는 타이런트는 아주 죽일 수 없으니 이거 참 공포요소가 많구나 했는데 등장인물들도 잘 안 죽는 거 보고, 이게 이 게임의 컨셉인가 싶었다.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이런 점은 스토리에서 좀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죽지 않는 적이 있는데 아이템은 굉장히 얻기 힘들다. 물론 그것도 1회차에서나 있는 이야기고, 하드코어를 진행하면 더 얻기 힘들겠지만 보통 난이도에서 2회 차 때는 꽤 넉넉하게 아이템을 가지고 다니며 플레이하게 된다. 그럼에도 자칫 방심하면 순식간에 총알이 다 떨어져 도망만 다니는 신세로 전락하기 쉽다. 그만큼 이 게임은 디자인이 굉장히 촘촘하게 잘 되어 있다는 뜻이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무기를 들고 있는데 적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 무기를 통해 적을 상대하게 된다. 이때 무기로 적을 쏘거나, 때리면 적이 죽는다는 믿음이 굉장히 강하게 자리 잡게 된다. 그런데 이 게임은 그 믿음을 가차 없이 무너뜨린다. 이것이 첫 번째 공포다. 총을 쏴도 적이 죽지 않는다는 점 말이다. 그리고 총을 쏴서 적을 죽일 수 있는 포인트를 발견해도 문제가 생긴다. 그 총의 탄환이 생각보다 부족한 것이다. 그러니 마냥 총을 쏴서 적을 죽일 수 있다는 것만이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 적은 언제 어디서 등장할지 모르며, 어떤 종류인지 모르고, 그 적을 마주했을 때 내 무기의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늘 긴장감 속에서 게임을 진행하게 되고, 혹 2회 차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도 자신의 실수가 초래하는 결과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게임은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조금 아쉬운 스토리

모든 부분이 만족스럽다면 좋았을텐데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토리. 스토리는 본편에서 다소 설정이 애매하거나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한 점에서는 칭찬할만하다. 예를 들어 주인공 중 한 명인 레온은 본편에서는 라쿤시티에 배정받은 신출내기 경찰인데 전날 술을 너무 마셔서 늦게 일어나 부랴부랴 라쿤시티에 도착했다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본편에서는 라쿤시티로 부임해야 하는데 그 전날 자택 대기를 명 받아 다음날 라쿤시티에 도착한다는 설정으로, 훨씬 더 이야기가 매끄럽게 다듬어졌다. 라쿤시티가 좀비들 습격으로 개판이 되었는데 술 마셔서 늦게 도착했다면 한참 개판 나고 있을 때 도착해야 하지 않나... 싶지만 게임을 보면 그런 것들이 아니라 좀 지난 일들이라는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 지나서"라는 설정이 더 말이 된다고 본다. 

 

경찰서 들어온 후 클레어를 만난 레온.

 

문제는 본편 스토리에서 엉뚱한 지점을 덜어냈다는 점이다. 본래 레온과 또 다른 주인공 클레어는 돌아다니면서 서로 무전을 주고 받는 설정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리메이크 판에서 이것을 완전히 드러내 버리고 그 비어버린 스토리는 아무런 작업 없이 그냥 두었다. 그 결과 레온으로 진행하면 뜬금없이 클레어를 만나게 되는 곳이 두 번 있는데, 스토리 상의 연결점이 너무 빈약하다 보니 둘 사이의 대화나 태도가 굉장히 어색해진다는 점이다. 특히 레온의 경우에는 아무리 심각한 상황에서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태도들을 종종 취해서 스토리 몰입을 저해시키는 문제도 낳았다. 예를 들어 레온으로 플레이할 때 처음 라쿤시티에 도착해 경찰서에 진입한 후 후문에 가게 되면 클레어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레온도 그렇고 클레어도 마치 대학교에서 친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발랄한 태도로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도시는 좀비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레온은 좀비와 시체가 즐비하고, 어두컴컴한 복도에 피가 가득한 곳을 지나왔는데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너무나 위화감이 보이는 이 둘의 태도에 처음 스토리 몰입이 깨져 버렸다. 그런데 이렇게 만난 후 중간중간 서로 소통을 하거나 아니면 만나는 장면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것 없이 갑자기 게임 말미에 클레어가 등장하게 된다. 그래서 이때 레온이 클레어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물론 생존자를 하나라도 더 살리고자 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뭔가 공감이 잘 되지는 않았다. 

 

거기에 이런 빈약한 스토리를 메워줄 수 있는 여지들은 많았지만 본편의 입지를 무너뜨리지 않고자 노력하는 바람에 엉뚱한 사건들이 생기게 되었다. 전 챕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죽어도 상관없는 캐릭터를 계속해서 다시 살려서 쓰는 상황들이 연출된 것이다. 문제는 이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생각보다 적어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작아서 내린 결정이라 한다면 이해가 가는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이름이나, 시체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지만 말이다. 흠... 뭔가 좀 이런 부분에서는 더 보완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2. 명작으로 불리는 개인적인 이유

사실 게임의 재미라는 측면은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다고 해서 모든 영역들이 무너지지지 않는다. 현재 발매되어 수많은 유저들을 헌터로 만든 [몬스터 헌터 : 와일즈]의 경우도 잘 구현된 오픈월드와 월드를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생태계, 그리고 액션, 게임성 등등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스토리는 영 부실하다는 평이 많다. 그런데 [몬스터 헌터]는 그래왔던 게임이다. 스토리는 그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넣어봤어 수준이랄까? 원체 거대 몬스터 사냥에 집중된 게임이라 다른 유저들도 빈약한 스토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이처럼 게임은 유저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게임성을 지녔다면 어느 부분이 부족해도 박한 평가를 받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게임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스토리가 중요한 RPG게임을 만들었는데 전투, 디자인, 월드 등등은 잘 만들어 놓고 스토리가 정작 만족도를 채워주지 못한다면... 그 게임은 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게 될 것이다. 

 

악명이 높았던 몬헌 월드 접수원... 와일즈에선 좀 달라졌다지만 다른 의미로 공포스러워졌다고 한다...

 

그럼 우리가 생각해볼 때 [바이오하자드 RE:2]는 어디에 중점을 놓고 봐야 하는가에서 이 게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사실 이 게임을 '좀비가 등장하는 공포게임'이라는 포커스만 맞춰보면 굉장한 명작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공포라는 지점이 초회플에 한정되어 있고, 3회 차만 되더라도 타임어택에 도전하게 되는 게임이 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공포라는 지점을 놀랍도록 잘 표현한 작품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어드밴쳐'로 생각해 본다면... 이야기가 중요해지는데... 이게 좀 애매하다. '공포게임'은 그저 '무서움'이라는 요소만 부각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걸 넘어서 뭔가 다른 요소들을 섞어야 한다. 액션이라든지, 퍼즐이라든지, 추리라든지. 그래서 '공포'가 주는 '무서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게임을 다시 켜고, 게임에 몰입하게 하는 힘을 주는 것이다. 그 게임성을 이 [바이오하자드 RE:2]에서는 무엇으로 볼 것이냐가 문제가 아닐까 한다. 

 

클레어 2회차는 그래도 좀 설득력이 있는 스토리였다.

 

그런 면에서 스토리가 아쉽다는 평이 있는 것은 이 게임은 '공포'라는 요소 못지 않게 유저들을 몰입시키고 설득시킬 수 있는 '스토리'가 게임성과 굉장히 깊게 맞물려 있다는 뜻이 된다. 액션도 아니고, 퍼즐도 아니었다. '스토리'였다. 그것을 좀 간과한 것이 아쉽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해서 솔직히 여기서 더 손을 댄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겠다 싶기도 하다. 

 

단순히 리메이크의 우수 사례로만 남길 것이 아니라 이 게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완성도를 더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높게 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실제 리뷰를 쓰면서 이 게임을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이 여러 번 났다. 어떤 게임들은 플레이하면서 중간중간 졸리기도 해서 빨리 깨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게임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적을 죽이는 것이 워낙에 어려워서 그랬는지 긴장감을 놓치기 어려웠다. 그런 면에서 이 게임은 정말 명작이라 할 수 있다. 

 

3. 간략한 점수(10점 만점)

스토리 : 3점

컷 씬 : 8점

조작 난이도(점수가 높을수록 낮음) : 7점

공략 난이도(점수가 높을수록 낮음) : 7점

전투 난이도(점수가 높을수록 낮음) : 7점

긴장감 : 10점

몰입도 : 7점

리플레이성 :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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