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간략한 게임정보
발매일 : 1998년 12월 21일
플랫폼 : PC
개발사 : 바이오웨어
평균 플레이타임 : 메인 스토리 - 30.5h, 메인 + 사이드 - 53.5h
장르 : 탑다운, RPG
1. 게임 특징
- TRPG가 컴퓨터에 이식이 된다면?
RPG는 D&D 룰북을 가지고 몇 명의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즐기던 게임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사람들이 직접 모여야 했고, 마스터가 있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역할극을 통해 즐거움을 느꼈다. 이것을 오늘날에는 TRPG (Tabel Role-Playing Game)라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매니아들이 즐기는 게임으로 남아있다.
캐나다에서 시작된 한 게임회사가 이 TRPG를 컴퓨터 게임으로 이식하고자 시도를 했다. 사람들은 그것이 가능할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이식은 성공적이었다. 컴퓨터 모니터에서 펼쳐지는 장대한 세계와 깊이 있는 스토리,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으로 다른 RPG 게임과 다른 깊이를 보여줬다. 오늘날 이런 게임들을 CRPG, 즉 Computer Role-Playing Game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것도 오늘 소개하는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인 [발더스 게이트 3]를 통해 탄생한 말이 아닌가 한다. 맨 처음 [발더스 게이트]가 등장했을 때는 그런 말도 없었기 때문이다.
[발더스 게이트]는 여러모로 역사적인 게임이다. 그저 TRPG를 컴퓨터로 이식했다는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게임을 통해 RPG는 또 다른 장르를 가지게 되었다. 한 명의 캐릭터가 되어 1인칭 시점으로 다양한 캐릭터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세계와 던전을 탐험하는 [엘더스크롤] 형식의 RPG. 한 명의 용사가 되어 동료를 모으고 세계를 탐험하는데 주어진 경로로 이동하게 되는 [드래곤 퀘스트] 형식의 JRPG.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많은 대사들과 선택지, 그리고 수많은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이 있고,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나 일시정지를 통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는 [발더스 게이트] 형식의 CRPG. 즉, 오늘 소개하는 [발더스 게이트]는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장르가 되었고, CRPG의 첫 시작으로 길이 기억되게 되었다.
- 깊이 있는 캐릭터와의 상호작용
처음 발매할 때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발더스 게이트]. 이 게임에는 기존에 TRPG를 한 유저들에게는 익숙한 다양한 시스템들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플레이하는 캐릭터의 선악을 정하는 것이다. 선악도 그냥 선하다, 악하다로 구분되지 않는다. 중립선, 혼돈악, 절대선 등등 굉장히 세밀한 선악정도가 정리되어 있다. 문제는 이 캐릭터의 선악이 그저 성향이구나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이후에 캐릭터의 행동과 선택하는 대사가 이 성향과 맞는지에 대한 여부에 따라 페널티가 주어지거나 이득을 얻거나 하게 된다. 이런 선택 하나만으로도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동료를 얻을 때도 굉장한 깊이를 보여준다. 동료의 경우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들이 있다. 예를 들어 엘프는 드워프랑 한 파티에 들어가기 싫어한다든지,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동료의 경우 파티를 하면 내내 말싸움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든지 하는 것이 그런 경우다. 그리고 단순히 "너 내 동료가 되라!"라는 픽업 형식으로 동료를 얻을 수 없다. 동료들은 자신들의 목적이 분명해서 언제든 만나고 헤어질 수 있다.
이들과 이런저런 소통을 하면서 게임을 해나가다보면 다른 RPG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이에 매료된다. 보통 다른 게임의 경우 전투의 비중이 높은데 [발더스 게이트]의 경우 전투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와의 상호작용도 굉장한 재미를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RPG 하면 레벨업 노가다, 아이템 노가다 등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게임에서는 그렇지 않다. 노가다도 불가능하고, 동료와의 대화 때 나오는 선택지에 따라 달라지는 동료의 반응과 이벤트가 주는 재미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대신에 대화형 게임에 흥미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좀 지루한 요소가 될 수 있다.
- 실시간과 턴의 놀라운 조화!
[발더스 게이트]는 그래픽 노블처럼 그저 이야기만 진행되는 게임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엄연히 RPG인만큼 이 게임에서 전투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점은 턴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투가 시작하면 우선 일시정지가 되고, 각 캐릭터별로 행동을 지정해 줄 수 있다. 그런 다음 일시정지를 풀면 캐릭터들이 움직이는데, 이때도 실시간으로 캐릭터의 행동을 정해줄 수 있다.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다시 일시정지를 하면 된다.
다른 RPG처럼 힘으로 누르거나 닥돌을 하는 전투는 이 게임에서는 불가능하다. 모든 전투가 다 그런 것은 아닌데 그래도 전략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지형지물을 이용하거나 마법을 쓰기 위해 캐스팅 하는 시간 동안 적을 방해하거나,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다. 마법을 쓰면 또 독특한데 요즘 게임들처럼 아군의 마법에 아군은 대미지를 받지 않는 게임이 아니다. 그래서 마법을 쓸 때도 고민해서 잘 써야 한다. 아군이 날린 썬더볼트에 내 동료들이 주르르 대미지를 받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썬더볼트가 벽을 맞고 튕겨서 아군에게 날아올 때의 공포를 느껴보면...
마법은 메모라이즈한 마법만 쓸 수 있고, 횟수가 정해져 있다. 메모라이즈는 캠핑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마법을 쓰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마법이 킹왕짱인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서 전투 하나하나를 굉장히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전투가 몇 번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포션을 쓸지, 마법서를 쓸지, 마법을 쓸지, 몸빵만 할지 등등을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이 게임은 전투만으로도 굉장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레벨링이 좋지 않아서 난이도가 들쑥날쑥하다는 점은 이해해야 한다... 지금에 와서 그걸 제작사에 따질 수 없으니 우리의 넓은 아량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 명작으로 불리는 개인적인 이유
[발더스 게이트]는 말 그대로 장르를 창조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이 게임은 아직도 많은 플레이어가 즐기고 있을 정도로 큰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다. 물론 현재 발매해서 큰 인기를 끈 [발더스 게이트 3]에 비하면 굉장히 조잡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 엉성한 레벨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게임이 명작으로 불리는 이유는 TRPG의 풍미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게임이기도 하고, 처음 만들어진 게임에도 불구하고 깊이와 재미가 굉장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RPG하면 노가다라는 공식에 지쳤을 때 접했던 게임이다. 그때 이렇게도 게임이 될 수 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하든 정해지지 않은 노선들에 자유로움을 느끼고,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내는 수많은 이야기는 정말이지 놀라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드워프 동료를 데리고 있어서 다른 동료가 파티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을 때는 충격이었다.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싶었던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진짜 RPG게임의 정수에 빠져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러나 CRPG에 대해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은 지루할 수 있다. 왜냐하면 튜토리얼도 없어서 불친절할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나오는 대사들과 선택지들은 금방 지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던전에 들어가거나 갑작스러운 이벤트가 생기지 않는 한 전투는 잘 벌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마을 밖을 나가면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게임은 전혀 맞지 않다. 우리가 기존에 알던 RPG게임과 전혀 다른 게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당신이 끊임없는 변수들과 새로운 이벤트들, 그리고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은 정말 추천할만하다. 실제로 많은 유저들은 그 재미에 푹 빠져서 이 CRPG에 매료되기 때문이다. 즉, 이 장르를 좋아하거나 관심 있거나 흥미가 있지 않다면 이 게임은 지루한 게임이 될 것이란 뜻이다. 호불호가 명확한 장르이니만큼 선택에 유의하기 바란다.
3. 간략한 점수(10점 만점)
스토리 : 10점
컷 씬 : 1점
조작 난이도(점수가 높을수록 낮음) : 10점
공략 난이도(점수가 높을수록 낮음) : 5점
전투 난이도(점수가 높을수록 낮음) : 5점
긴장감 : 4점
몰입도 : 9점
리플레이성 :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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