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담긴 이야기/최근 본 영화 감상

[#리뷰] 장송의 프리렌 - 옛 동료를 추모하기 위한 한 엘프의 여행기

제시안 2025. 1. 13.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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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안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 만화대상 2021년 1위 [장송의 프리렌]

 

0. 들어가는 글

 

처음에 이 만화를 접하게 된 것은 유튜브 광고를 통해서였다. "장송의 프리렌". 메이플 스토리 게임과 콜라보를 한다고 하면서 굉장히 유명한 짤을 보게 되었는데... 그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도록 프리렌이 자신을 그렇게 간지 나게 소개한 것은 그 짤 하나 외에는 없었다...

 

광고가 인상적이기도 했고, 유튜브 알고리즘이 만화를 본 리뷰 영상들을 이렇게 저렇게 올려줬는데 썸네일만 보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시선에 계속 닿게 되니 그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넷플릭스에 있어서 1화를 보는 순간... 전편을 다 봐버린 나를 보고 말았다. 

 

꽃밭을 만드는 마법을 좋아하던 스승 플람메

 

마족에게 마을이 박살나 일족이 몰살당하고 마족을 죽이겠다는 염원으로 자신보다 한참 어린 인간 마법사를 스승으로 삼은 엘프 프리렌. 스승인 플람메는 죽음을 앞두고 프리렌은 꼭 마왕을 죽일 것이란 유언을 남기고 떠나게 된다. 그로부터 약 천 년의 시간이 흐른 뒤... 그녀의 스승 플람메도 신화적인 인물이 되어 그런 사람이 있었냐는 시점이 되었을 때 용사 힘멜 일행이 프리렌을 찾아온다. 그리고 그녀는 그 파티에 소속되어 10년의 여행을 하게 되고, 마침내 마왕을 죽이게 된다. 

 

이 애니메이션은 그 후 프리렌의 이야기다. 

 

 

1. 영원한 삶을 사는 이의 딜레마

 

아우라, 네 앞에 있는 건 천 년을 넘게 산 마법사야 - by 프리렌

 

프리렌은 엘프다. 천 년도 더 넘은 삶을 살고 있다고만 이야기될 뿐, 그 스스로도 자신의 나이가 몇 살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녀에게 삶이란 영원히 끝나지 않는 것이고, 그래서 사람들과 조금 다른 독특한 시간관을 가지고 있다. 마왕을 물리친 힘멜 용사 파티에서 그녀는 고작 10년 함께한 것뿐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에겐 길고 긴 시간인 10년이 그녀에겐 고작이라고 불릴 만큼 짧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10년은 그녀가 천 년이란 시간을 넘어 살아온 삶의 태도와 생각, 그리고 행동들을 바꿨다. 이 이야기의 시작, 즉 죽은 힘멜이 있다는 천국 오레올로 여행을 떠나는 것, 바로 그것이 달라진 태도로 인해 벌어진 큰 사건이다. 그래서 프리렌이 힘멜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은 전체 스토리를 뒷받침해 주는 가장 강렬한 동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영원한 삶을 살기 때문에 그녀는 늘 동료들과 독특한 갈등에 빠지게 된다. 용사 힘멜과 성직자 하이터는 평범한 사람으로 우리가 아는 그 수명 그대로의 삶을 살아간다. 드워프이자 용사인 아이젠은 사람보다는 긴 수명을 가졌다고 하지만 엘프인 프리렌에 비할바 못 되고, 몇 백 년 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시간관념이 서로 이렇게 다르다 보니 이야기 시작점에 있는 에피소드가 생기게 된다. 프리렌과 용사 일행은 마왕을 물리친 후 환영파티에서 에라 유성우를 보게 된다. 프리렌은 에라 유성우가 다시 있는 50년 후에 정말 멋진 장소에서 보자고 약속을 한다. 힘멜과 하이터는 당황하게 되지만 프리렌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에게 50년은 "고작"에 불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약속한 50년 후 프리렌은 힘멜을 찾아갔는데, 우리가 예상한 그대로 그는 노인이 되어 있었다.

 

이런 에피소드들은 오레올로 떠나는 와중에도 계속 벌어진다. 프리렌의 제자가 된 페른은 시간 관념이 없는 프리렌 때문에 여러모로 곤란해한다. 반년의 시간은 아무렇지 않게 보내는 프리렌과 달리 페른에게는 너무나 길고 소일거리로 보내기엔 아까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거에 있었던 독특한 갈등은 현재에도 영향을 주지만 과거와 달리 "고작 10년"의 여행을 통해 달라진 프리렌은 다른 방법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힘멜 사후... 힘멜이 자신에게 보여주겠다고 한 꽃을 찾아낸 프리렌.

 

이 시간의 딜레마는 묘하게 정감어린 시선으로 각 캐릭터가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장치로도 훌륭하게 작용한다. 힘멜은 마왕을 물리치는 여정을 굉장히 드라마틱하거나 영웅서사시와 같은 것이 아니라 시시한 여행과 같기를 바랬고, 실제로 그런 일들을 많이 해간다. 예를 들어 동네 사람들의 도움 요청을 적극적으로 들어주는데 심부름을 하거나, 동상을 닦거나 하는 정도의 소일거리를 들어주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그는 거쳐간 마을마다 자신의 동상을 세우는데 꽤 공을 들인다. 이유는 나중에 홀로 남겨질 프리렌이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즉, 여행지 곳곳에 세워진 힘멜과 용사 일행의 동상은 나중에 홀로 용사의 여행기를 기억하게 될 프리렌을 위한 힘멜 나름의 선물이었던 것이다.

 

프리렌 역시 달라진 시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힘멜의 죽음은 물론 하이터의 죽음과 아이젠이 자신이 늙었다며 여행에 함께 하지 못한다는 고백을 통해서 자기와 동료들과 서로 다르게 흐르는 시간에 대해 체감하게 된다. 다시 용사 일행과 여행했던 곳들을 지나면서 달라진 모습들과 과거에는 어린 아이였던 마을 주민이 노인이 되어 만남 등으로 흘러간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프리렌에게는 늘상 있었던 일처럼 익숙한 일이겠지만 "고작 10년"의 여행을 한 후 그 시간들은 점점 세상에서 잊혀져 가는 용사 일행과의 여행기가 되고, 다시금 만들어가는 프리렌 일행의 여행기로 채워지게 된다. 이것은 단지 추억에 추억이 얹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험을 통해 점점 더 달라지고 성장하는 '프리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큰 재미를 준다. 이 재미는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이 되어 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2. 주인공 "프리렌"

 

큰 감정의 변화를 잘 보이지 않는 프리렌. 그녀는 과연 주인공으로써 적합할까?

 

세계관 최고의 마법사는 프리렌과 같은 엘프인 제리에다. 그는 프리렌보다 더 나이를 알 수 없고 더 오래 산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 그는 신화시대에 있던 마법까지 다 알고 있는 존재이며, 누구보다도 마법을 잘 쓰고 강한 존재이다. 프리렌은 제리에와 사이가 좋지 않다. 제리에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고 꼬셔도 프리렌은 그에 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1급 마법사 시험에서 시험관이 제리에라는 것을 알자 프리렌은 바로 탈락될 것을 직감한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제리에의 판단은 항상 옳다는 지지도 빼놓지 않는다. 그런 제리에가 프리렌의 제자 페른에게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페른은 프리렌에게 마음을 준 상황이고, 프리렌처럼 하면 제리에가 싫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행한다. 그럼에도 제리에가 1급을 줄 것이라는 프리렌의 조언이 한몫을 했지만, 이 장면은 개인적으로 정말 명장면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시점이 오기 전까지 프리렌은 여행을 시작한 엘프 마법사에 불과하다. 그녀의 순수한 동기에만 집중되고 꽤 여러 에피소드에서 과거 힘멜의 용사 일행과 있었던 추억이 교차되어 등장하기만 한다. 종종 마족과의 싸움을 통해 굉장히 강한 그녀의 마법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기초적인 마법만 쓰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과거에는 명망이 높았지만 지금은 그저 잡몹이 된 듯한 몬스터를 처치하는 느낌만 준다. 즉, 위의 장면이 오기 전까지 개인적으로 프리렌에 대한 정보가 모이는 내용들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 장면이 나오면서부터 이야기의 느낌은 달라진다. 물론 이 내용이 나오면 1기가 끝나지만... 그렇게 보면 1기 전체는 프리렌이란 캐릭터를 입체적이고 다양하게 보여주며 동시에 세계관도 설명하고 힘멜 용사 파티에 대한 설명들도 이어나간 시점이라고 보여진다. 위 장면이 나오면서부터는 더 이상 힘멜이 중심이 되고 주인공인 파티에 속한 마법사가 아닌, 프리렌이 중심이 되고 주인공인 파티로 전환이 된다. 

 

왜 그럴까?

 

인기투표 결과... 1위 힘멜, 2위 마족 아우라... 넌 적이잖아. ㅠ 3위 페른... 넌 제자잖아.. ㅠ

 

실제 캐릭터 투표에서 1위는 용사 힘멜이고, 5위가 프리렌이라고 한다. 다른 만화들에 비하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유는 끊임없이 교차되는 과거 회상을 통해 용사 힘멜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은 오히려 큰 단점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 볼 수 있다. 힘멜은 실제 용사라는 직함답게 파티원들에게 꽤 큰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까지 전해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문제는 힘멜이 있을 때 프리렌은 좀 찌질하고 새침한 엘프 마법사의 모습이라 크게 영향력이 부각되지도 않을뿐더러, 대다수 사건의 중심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입장이 아니라 관찰자의 입장으로 나타나기에 존재감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런데 현실에서 프리렌은 그러한가? 현실에서도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힘멜의 존재는 더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어 인기투표에서 그 영향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만화가가 각오를 한 것인지, 시나리오 작가가 각오를 한 것인지 - 실제 이 만화는 시나리오 작가와 만화가가 따로 존재한다. - 1급 마법사 시험에 지원하는 에피소드에서 과도하게 프리렌 중심으로 앵글을 맞춰간다. 힘멜 파티에 대한 이야기의 비중보다 1급 마법사 시험에 지원한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그 속에서 활약하며 특유의 매력을 발산하는 프리렌의 모습이 부각되는 것이다. 또한 페른은 이 시험을 함께 지원하지만 심리적으론 프리렌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무게 중심이 굉장히 쏠리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결국 1급 마법사 시험이 마무리 되었을 때 프리렌은 더 이상 비밀스러운 엘프 마법사의 느낌이 아니라 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써 프리렌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3. 소소한 에피소드, 시시한 여행

 

프리렌 파티. 프리렌, 페른, 스타르크.

 

그래서일까? 존재감이 확실한 힘멜이 지나는 마을마다 주민들이 주는 퀘스트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서 언제 마왕을 잡겠냐는 푸념을 들어야 했던 것과 달리, 프리렌이 마을마다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은 정말 사소한 일상처럼 그려진다. 본디 목적이 여행이라는 것만 뺀다면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 그리고 마왕을 잡았지만 불완전하게 완료된 미션들을 다시금 클리어하러 돌아다니는 프리렌 정도로 이야기가 구성되다 보니... 학원물을 보는 느낌도 나고, 일상물을 보는 느낌도 난다. 모험물 혹은 여행물, 소년만화의 느낌은 아니라는 것. 

 

그것도 그런 것이, 분위기 자체를 무겁거나 열혈로 잡아 가기 어려운 후일담 성격의 이야기다 보니... 이 이야기를 정치적으로 풀어내기도 좀 그렇고... 다시 마왕이 부활했다고 하기도 그렇고... 뭐 그런 성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용사 힘멜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전하기 위해 떠나는 곳이 하필 천국이라는 오레올이란 점을 볼 때, 그리고 여행을 통해 다시금 성장하고 새롭게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세상에 대해 이해해 가는 주인공이라는 설정을 볼 때 누군가는 일본식 천로역정이라는 말도 하며, 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도 이해가 갔다. 특히 종교에 대한 부분들도 여느 일본 만화와 달리 꽤 세밀하게 묘사되고 인물들의 대화 속에서도 꽤 진지하게 녹여낸 부분도 있어서 더 그렇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이해가 된다.

 

절망스러운 전투장면... 애니메이션은 이렇지 않다...

 

거기에 이 만화가는 전투 장면을 정말 못 그리기로 소문난... 만화가라... 실제 만화책을 사서 보고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에피소드들이 일상의 소소한 모습들에 더 집중하는 것 같기도 했다. 전투가 몇 번 있지만 그렇게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느낌이라 두드러지지 않았다. 

 

어쩌면 이 부분은 이 만화가 가지고 있는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드라마틱한 성격을 가진 것이 아닌 엘프 마법사가 주인공이고, 페른은 특유의 매력이 있지만 얌전한 캐릭터이다. 고작해야 또다른 동료 슈타르크가 개그와 활력적인 부분을 많이 짊어지고 있고, 페른과의 독특한 캐미로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지만... 굉장히 잠잠하고 담담하고 마치 사찰에서 차 한 잔 마시는 정도의 느낌으로 진행될 법한 작품이 될 뻔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작품에 과거 용사 힘멜 파티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그들의 이야기가 주기적으로 얹어지면서 특별한 매력을 얻기 시작한다.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도 힘멜 파티의 이야기가 더해지면 달라진 프리렌의 모습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생기고, 또 몰랐던 사람들의 습성을 프리렌과 함께 발견하는 재미, 프리렌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우리는 알고 있는 그런 감성들을 프리렌이 발견했을 때 함께 감동 혹은 만족 혹은 흐뭇함을 느끼는 재미가 더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잔잔한 느낌을 주면서도 이야기를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을 주고, 재미와 감동까지 얹어주었다. 거기에 힘멜을 만나러 가는 여정이다 보니 "힘멜 사후 00년"이라는 자막이 각 에피소드 시작 부분에 꼭 붙는다. 이 자막은 서로 다른 에피소드, 서로 다른 장소, 서로 다른 성격의 이야기들로 분절되어 느끼게 해주는 것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주며 강한 연속성을 부여해 준다. 그로 인해 앞에 에피소드와 뒤에 나오는 에피소드가 서로 연속성과 연결성이 없어도 전혀 문제없이 연결되어 작가는 물론 시청자들도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좀 막 기분 내키는 대로 에피소드들을 난발하는 느낌도 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힘멜 파티에서 마법사라는 일원에 불과했던 프리렌. 그녀가 자신의 파티를 꾸리고 나아가는 길에선 힘멜과 같이 시시한 일들을 하며 나아가게 되는데 이를 통해 힘멜을 기억하고 힘멜이 전해주고자 했던 메시지들을 계속 떠올리며 변해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시시한 여행이어야 하니 다소 소소한 일들이 많이 담기게 되고, 1급 마법사 시험과 같은 큰 덩어리의 에피소드들은 잘 안 담기게 되는... 그런 이야기가 되었다. 물론 그런 무용담으로 구성된 애니메이션들도 있지만 이제는 좀 오래전에 나온 애니메이션들이 주로 사용한 구성법이지 않나 싶다. 그것을 모두가 만족할만한 방법으로 잘 버무리고 다듬은 수작이 아니었나 싶다.

 

 

4. 마무리

 

이렇게 홀로 다니는게 익숙한 엘프 마법사에게 동료가 생겼다. 그것만으로 이 이야기는 가치가 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고... 그만큼 이 작품은 꽤 깊은 영감을 안겨줬다. 근래 여러 애니메이션을 봤지만 후기를 꼭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 유일한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리고 시즌 1을 다 보자마자 만화책 전권을 사버렸다... 어쩌면 개인 취향에 맞는 이야기일수도 있고, 나이를 먹음에 따라 그에 맞는 잔잔한 이야기에 매료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든 이 정도로 좀 긴 이야기가 나오게 될 줄은 필자도 알지 못했고, 솔직히 놀랬다. 

 

다만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적었어도 다 담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각 캐릭터별 갈등구조를 어떻게 조절했는지, 기존 판타지 세계관을 어떻게 잘 변용시켜서 쓰고 있는지, 최근 유행한 C-RPG의 영향이 여기서도 보이고, 프리렌이 사용하는 마법이 단순하게 나오는 이유 등등 여러 주제들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이 작품이 그런 것들을 잘 보이게끔 한 것인지도 모르고, 이야기하기 좋게 많은 내용들을 함축하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어질 엘프 마법사 프리렌의 여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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