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My Game Life/명작 나들이

(명작 나들이) 풋볼 매니저

제시안 2024. 7. 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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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간략한 게임정보

 

 

발매일 : 2004년 11월 9일

플랫폼 : PC, PS, Xbox, iOS, Android, Switch 

개발사 : 스포츠 인터렉티브

평균 플레이타임 : 메인 스토리 - 61h(FM2024 버전 기준)

장르 : 시뮬레이션, 스포츠, 전략/전술

 

 

1. 게임 특징

- 챔피언쉽 매니저에서 풋볼 매니저로...

이 게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2년 월드컵 이후다. 당시 4강 신화 열풍으로 대한민국은 온통 축구에 젖어있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축구선수들의 가두행진을 보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런 현상은 게임이라고 비껴가지 않았다. 당시 인터넷을 통해 한 게임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CM 01/02]였다. 바로 챔피언쉽 매니저다. 

 

굉장히 단순하고 데이터만 가득했던 게임, [CM01/02]

 

게임에 대한 소개는 간단했고, 게임 용량이 큰 것도 아니었다. [피파]나 [위닝]은 직접 축구 플레이어를 조종해서 게임을 하는 게임인데 반해, 이 게임은 감독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받아서 실행을 시켜보니 수많은 선수들과 수치들만 보였다. 경기를 하면 축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저 문자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고만 알려줬다. 처음 시작했을 땐 갈라티코 1기였던 레알 마드리드로 17연패를 했다.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다시 시작했고, 첫 승을 하면서 이 게임에 중독되었다. 그 첫 승의 짜릿한 맛을 알게 되면서 이 게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모습을 보고 열광했던 것을 생각하면...

 

[CM 03/04] 버전에서는 2D로 경기장과 선수들의 경기 장면이 구현되었다. 처음으로 선수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이미 3D 게임이 발매되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마당에 [피파]나 [위닝]에서 레이더 화면으로 보여주는 장면을 크게 보여주는데 그게 신기하다고 보고 있으니... 그럼에도 이 게임에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제가 생겼다. 유통사인 에이도스와 개발사인 스포츠 인터렉티브가 서로 갈라서게 되었는데 "챔피언쉽 매니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서로 소송이 걸렸다는 것이다. 결국 소송에서 진 스포츠 인터렉티브는 "챔피언쉽 매니저"가 아니라 "풋볼 매니저"란 이름으로 자신들의 게임을 계속 개발해 나갔다. 에이도스는 "챔피언쉽 매니저"라는 타이틀로 따로 개발사를 구해 게임을 만들었는데... 놀랍게도 완전히 망해버렸다. 지금은 이름은 바꿨지만 기존 게임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풋볼 매니저]가 3대 막장제조 게임으로 남아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축구팀 감독이 되어 성공적으로 팀을 운영해라

게임은 축구 감독이 되어 나만의 축구팀을 이끄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선수를 훈련시키고, 전술을 짜고, 다른 선수들을 찾아 영입하고, 우리 선수 중 불필요한 선수는 방출하고... 여기에 스탭들도 영입해 일을 맡기고, 구단주와 팬들을 상대하고, 기자들을 농락하는 일 등등. 정말 많은 일들이 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들을 다 모르쇠로 두고 오직 경기에만 집중해도 된다. 이 게임은 결국 축구팀을 이끌며 리그와 컵 등의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기 때문이다.

 

팀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을 볼 수 있다. 시즌권 판매는 물론 경기당 입장 관객수까지...

 

그러나 이 게임은 엔딩이 없다. 그래서 진행을 하면 무한정 할 수 있다. 세기를 넘어서까지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게임이 아닐 수 없다. 선수들은 계속 생성이 되고, 은퇴시기가 된 선수는 은퇴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며 구단에 새겨지는 역사는 한 편의 추억이 되어 남게 된다. 예전에 우리 팀에서 레전드로 활약하던 선수가 코치가 되거나 감독이 되어 활동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그 선수가 활약할 때 유소년 선수에 불과했던 선수가 레전드가 되어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이 게임에는 낭만이 있다.

 

어쩌면 이 낭만 때문에 이 게임을 끊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듣보잡이었던 구단이 어느새 국내 대회는 물론이고 유럽 대회를 재패하는 명문구단으로 성장시키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구단 역사에는 내가 오면서 만들어진 역사들로 가득하게 된다. 그 역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게임을 하면서 남모를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이 느낌을 잊지 못하고 또 게임을 켜서 하게 되고... 그러다 실제 영국에선 이 게임 때문에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내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게임!

퍼기와 아이들처럼 제네레이션을 꾸릴 수도 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처럼 특정 지역 선수들로 채울수도 있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갈라티코 정책처럼 온갖 스타 선수들을 영입해 팀을 꾸릴 수도 있다. 중간에 구단주가 바뀌기도 하고, 구단이 파산할 수도 있다. 구단의 구장을 새로 짓거나 확장하기도 하고, 온갖 시설들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이 게임 내에 구현되어 있다. 

 

이 판을 보면서 끊임없이 승리를 고민하는 게임. 그것이 [풋볼 매니저]다.

 

만약 원클럽맨으로 남아 그 구단의 역사를 쭉 갱신시키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대한민국 듣보 감독에서 유럽을 평정한 감독으로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고 싶으면 그것도 가능하다. 국가대표 감독이 되어 메시에게 월드컵 트로피를 들게 해주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하다. 팀을 옮겨다니며 우승시키는 우승청부사가 되고자 한다면 그것도 할 수 있다. 모든 것들을 다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그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게임인 것이다. 

 

그래서 이 게임은 정말 중독성이 강하다. 한번 시작해서 이 맛에 빠져버리면 다른 게임을 하기 어려워진다. 샌드박스면서 샌드박스가 아닌 느낌의 게임이랄까? 경기 하나 때문에 울고 웃으면서 그저 데이터에 불과한 선수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면서 그저 우연히 알게 되어 시작한 구단인데 그 구단의 모든 것들을 알아가고 깊이 애정하게 되는 나를 보면서... 이 게임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고, 애인과 헤어지고, 아내와 이혼하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문명]과는 또 다른 막장 인생으로 치달게 만드는 게임인 것이다.

 

 

2. 명작으로 불리는 개인적인 이유

지난번 [문명]과 같이 이 게임도 [풋볼 매니저]로 발매한 첫 시기를 기준으로 발매일을 작성하였다. 모든 시리즈가 다 의미가 있지만 또한 의미가 크지 않기도 해서 그렇다. 이 게임은 발전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 매치 엔진에 대해서 많은 유저들이 불만을 품고 피드백을 올려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경기 화면도 3D로 바뀌고 나서도 오래도록 이상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제서야 겨우 새로운 엔진으로 개발하여 바뀔 것이라는 공지가 나왔다. 그래서 이 게임을 죽도록 까면서 즐기는 유저들도 많다.

 

스카우트 파견 역시 디테일하게 설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게임을 끊을 수 없는 이유? 위에 다 설명했다. 이 게임은 그저 세계를 우리에게 제공해주고, 그 세계가 가급적 리얼하도록 만드는데 주력한다. 선수들의 데이터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언론에서 다루지도 않고 지역에서도 그런 선수가 있나 싶은 선수들까지 면밀히 파악하여 게임 내에 구현시킨다. 그래서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차세대 유망주를 미리 만나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미 [FM]에서 명성을 떨치고 뒤늦게 현실에서 명성을 떨치는 선수들이 종종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 게임만큼 수많은 컨셉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한 게임도 없다. 만약 대한민국을 월드컵 우승시키고 싶다면 K-리그에서 오래도록 활약하여 구단을 굉장히 발전시키고 국가대표 감독을 병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자기 구단에서 육성한 선수들 중심으로 국가대표를 꾸려 우승하는 것도 가능하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 게임을 한번 하면 다른 게임을 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TV 중계를 보는 듯한 뷰의 카메라 워크도 가능하다.

 

경기는 또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는 축구 경기를 직접 하지 않고 그저 봐야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이 게임에 지독하게 중독된다. 내가 직접 선수를 컨트롤해서 지는 게임도 이기게 만드는 것이 [피파]와 [위닝]의 매력이라면, [FM]은 경기에서 감독이 하는 일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전술을 바꾸고, 선수를 바꾸고,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다만 이것을 위해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많다. 상대팀 경기를 볼 수 있고, 코치의 분석을 받아볼 수 있고, 이를 통해 공략법을 준비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전술을 익히게 하거나, 사전에 준비한 전술을 쓰거나, 새로운 선수로 공략하는 것 등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경기를 그저 보고 있지만 수많은 생각과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하게 된다. 심지어 이번 경기는 꼭 이길 필요가 없기도 하다. 그저 잘 지기만 해도 되는 것이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도 있고, 꼭 이겨야 하는 경기도 있고. 그래서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을 세워 움직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팀이 리그와 컵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적이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FM]을 소개하지만 한 가지 경고하겠다. 실제 필자는 군대 PC방에 [FM]이 깔려있는 것을 보고 시간 날 때 이 게임을 하곤 했다. 그런데 한 사람, 두 사람 이 게임에 대해 흥미를 가지더니 이내 PC방 대다수 컴퓨터에서 [FM]이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동기 중 하나는 밤에도 이 게임을 하고 싶어서 당직을 자처하기도 했을 정도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자제력이 정말 뛰어난 사람이라 해도 이 게임 앞에서는 누구보다 약한 존재임을 알았으면 한다. 마약과 같은 게임이 있다면 이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3. 간략한 점수(10점 만점)

스토리 : 10점

컷 씬 : 1점

조작 난이도(점수가 높을수록 낮음) : 10점

공략 난이도(점수가 높을수록 낮음) : 3점

전투 난이도(점수가 높을수록 낮음) : 4점

긴장감 : 4점

몰입도 : 10점

리플레이성 :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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