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는 글
오래전 일이다. 부모님에게 혼날 것이 두려워서 간혹 거짓말을 하곤 했다. 한 번, 두 번, 들키지 않고 무사히 넘어갈 수 있게 되자 거짓말은 일상이 되었다. 부모님은 크게 야단도 쳤지만 한두 번뿐... 모든 거짓말을 야단칠 수 없었다. 나는 여러 곤란한 일들을 거짓말로 넘기곤 했지만... 내 마음속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
그 죄책감이 없었다면 난 정말 큰일났을 것이다. 사기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사람을 속인다는 것이 참 쉽다고 느꼈으니까. 하지만 반대로 사람을 속이는 것이 참 어렵다고 느꼈다. 우리는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 알고 있고, 또 오래도록 사람을 대하고 접하다 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 짐작으로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비록 사기꾼은 그런 자신의 모습까지도 선량하게 치장을 해버리지만 아닌 사람들은 결국 꼬리가 잡히고 만다. 사기꾼마저도 사기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판국에, 사기 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쩌겠는가?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의 힘을 더 크게 실감하게 되었다. 진실이란 것이 무엇인가. 진실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제는 신앙을 하면서 더욱 그런 것들을 느끼게 된다. 말을 하고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선의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지... 그렇게 볼 때 덜컥 약속은 했지만 지키지 못하는 경우는 또 어떠랴. 그렇게 말들이 남발되다 보면 난 그저 실없는 사람이 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은 참 대단하시다. 쉽게 이야기하지 않으시지만 하신 말씀은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니 말이다. 오늘 본 출애굽기 11장 ~ 15장에는 하나님이 비로소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을 이루시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을 보면 하나님은 정말 약속하시면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또 그렇기에 하나님의 말씀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1. 10가지 재앙의 필요성과 하나님이 약속을 이루시는 이유
31. 밤에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서 이르되 너희와 이스라엘 자손은 일어나 내 백성 가운데서 떠나서 너희의 말대로 가서 여호와를 섬기며
32. 너희의 말대로 너희의 양도 소도 몰아가고 나를 위하여 축복하라 하며
33. 애굽 사람들은 말하기를 우리가 다 죽은 자가 되도다 하고 백성을 재촉하여 그 지경에서 속히 보내려 하므로
34. 백성이 발교되지 못한 반죽 담은 그릇을 옷에 싸서 어깨에 메니라
35. 이스라엘 자손이 모세의 말대로 하여 애굽 사람에게 은금 패물과 의복을 구하매
36.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으로 백성에게 은혜를 입히게 하사 그들의 구하는대로 주게 하시므로 그들이 애굽 사람의 물품을 취하였더라
출 12:31-36, 개역한글
애굽에 사로잡힌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하시기 위해 10가지 재앙을 내리시는 하나님. 비록 그 사이에 먼저는 모세를 선택하고 보내셔야 했고, 모세는 바로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했다. 모세의 말을 듣고 화가 난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더 가혹하게 핍박하는데, 이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로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세를 원망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거스르지 말라고 충고를 한다.
모세는 모세대로 곤란했다. 오죽하면 하나님 앞에서 입이 둔하다고 다시금 하소연 했을까. 하지만 재앙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점점 재앙을 받는 대상과 아닌 대상이 구분이 되어갔다. 애굽 백성들은 재앙 속에서 신음하고 고통스러워했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재앙이 피해 가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점차 하나님의 뜻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으리라. 이는 바로와 그 신하들, 그리고 애굽 백성들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과 하나님의 역사로 이들은 쉽게 마음을 풀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0번째 재앙인 장자심판을 하셨다. 애굽에 있는 모든 처음 난 것들은 다 죽는 그런 무서운 재앙이었다. 반면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일러주신 방법대로 하여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이 재앙을 겪은 후에야 바로는 마음을 풀고 놓아주게 된다. 모세가 내걸었던 모든 조건들을 다 수락한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알고 계셨다. 바로는 단지 잠깐의 공포와 절망감으로 모세가 요청한 것들을 들어준 것 뿐이란 것을.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빨리 도망갈 수 있을 채비를 하고 유월절을 보내라 명하셨다. 실제로 이들이 홍해를 건너는 순간까지도 바로는 포기하지 않고 이들을 쫓아왔고, 하나님은 물에 수장시키는 심판을 베푸셨다.
하나님은 (창 15장)에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을 지키셨다. 심지어 애굽에서 나올 때 많은 재물을 받아 가지고 나오는 것까지 지키셨다. 이렇게 약속 하나하나를 다 이루시기 위해 10가지 재앙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바로 왕뿐만 아니라 애굽사람들 모두 공포에 질리게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야 재물을 달라고 할 때 받아올 수 있었을 것이니... 모든 것 하나하나 하나님의 계산 아래 이루어진 일이란 사실이 참 대단하다.
하나님은 왜 이렇게 약속을 지키려고 하실까? 어떤 사연 때문에 그런 것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이 죄에 빠졌기 때문이다. 사람의 죄는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르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도, 말씀도 모르는 사람들. 점점 더 하나님의 뜻에서 멀어져 죄에 빠진 인생이 되다 보니 교만해지고, 무지해져 계속 죄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뿐이다. 죄에 죄를 더하고, 죄에 죄를 더하니 그 수명도 점점 줄어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 죄의 늪에 빠진 사람의 속성은 이 당시에도 드러났다.
2. 약속도, 하나님도 모르는 사람들
10. 바로가 가까와 올 때에 이스라엘 자손이 눈을 들어 본즉 애굽 사람들이 자기 뒤에 미친지라 이스라엘 자손이 심히 두려워하여 여호와께 부르짖고
11. 그들이 또 모세에게 이르되 애굽에 매장지가 없으므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뇨 어찌하여 당신이 우리를 애굽에서 이끌어내어 이같이 우리에게 하느뇨
12. 우리가 애굽에서 당신에게 고한 말이 이것이 아니뇨 이르기를 우리를 버려 두라 우리가 애굽 사람을 섬길 것이라 하지 아니하더뇨 애굽 사람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노라
13.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또 다시는 영원히 보지 못하리라
14.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출 14:10-14, 개역한글
노예로 살아가던 애굽을 떠나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으로 가는 길.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길이 너무나도 기쁘고 가슴 벅찬 순간이었을 것이다. 혹은 자신이 가는 이 길이 대체 무엇을 위한 길인지에 대해서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과연 이 길을 가는 것이 맞는지. 그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실제 그런 이들의 고민은 바로의 군사들에게 쫓기는 것을 알게 되자 바로 드러나게 된다.
바로의 군사가 쫓아오는 것을 알게 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에게 외친다. 왜 우리를 광야에서 죽게 하느냐고. 우리를 내버려두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이 말을 들은 모세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그 마음속에 자리한 것은 실망감이 아니었을까? 하나님이 불기둥, 구름기둥으로 이들을 이끌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속에는 약속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기쁨보다는 원망과 한탄만이 담겨있었다. 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전하던 모세에게는 큰 실망감이 자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애굽 군사들이 오고 있는 상황에 그들이 겁에 질려 한 이야기는 모세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을 진정시키고 바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나는 여기서 우리 사람들의 속성에 대해서 다시금 발견하게 되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광야를 거니는 내내 이런 일들을 계속하게 된다. 계속 원망을 하고, 불평불만을 쏟아놓게 된다. 하나님은 결국 이들의 원망을 교만하다, 목이 곧다라고 이야기하시기에 이른다. 이들 1세대는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 아무도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는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순간이 되면 이런 일들은 반드시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모르고, 하나님의 말씀도, 뜻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죄에서 벗어난 후에도 우리가 살아서 습관적으로 가지게 된 행동들로 인해 계속 죄의 길로 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고자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기 위해선 오늘날 하나님의 약속을 알아야 하겠다. 하나님의 약속을 모른다면 주 재림에 대해서도 모르고, 이루어질 천국에 대해서도 몰라 우리는 약속을 저버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성경에 오늘날에 이루신다고 하신 약속을 먼저 알고 그 약속을 따라 신앙하여 이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말아야겠다.
3. 나가는 글
하나님의 말씀을 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알려준다고 하며 너무나 많은 유혹들이 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성경을 전해주셨고, 이 성경을 우리가 온전히 알기를 바라신다. 기독교의 역사는 점점 더 많은 이들에게 전파되면서 점점 더 많은 이들에게 성경이 전파되는 과정을 거쳐왔다. 이것이 모든 인생들을 구원코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성경을 보고 깨달으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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