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이야기

[#성경] 12일 - 혼자된 것처럼 느껴질 때 (출 6장 ~ 10장)

제시안 2024. 4.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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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글

 

살아간다는 것은 고독한 일인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기르는 그 순간에도 혼자가 된 것 같은 쓸쓸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살아가며 느끼는 이 고독함은 사람을 막다른 골목으로 모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맥주 한 잔, 소주 한 잔으로 잊어버리고 다시 내일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우리네 인생들을 보면, 삶이란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 선지사도들에게는 얼마나 외로운 순간들이 많았을까?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믿어주지 않는 상황들. 이 상황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외로움 보다도 더 큰 외로움일 것이다. 심지어 믿는다 하는 이들이 더더욱 믿어주지 않을 때 생기는 공허함은 절망감으로 발전할 것이다. 

 

우리 삶과 다른 이런 절망감을 모세도 느꼈다. 출애굽을 위해 하나님의 명을 받고 바로 앞에 선 모세. 나이 80의 그가 느꼈을 수모는 어떤 것이었을까? 모세는 그 누구보다도 절절하게 하나님과 소통하고,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그대로 고백한 이였다. 그의 이런 고백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

 

 

1. 누구도 내 말을 듣지 않습니다

 

10.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11. 들어가서 애굽 왕 바로에게 말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그 땅에서 내어 보내게 하라
12. 모세가 여호와 앞에 고하여 가로되 이스라엘 자손도 나를 듣지 아니하였거든 바로가 어찌 들으리이까 나는 입이 둔한 자니이다
13.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사 그들로 이스라엘 자손과 애굽 왕 바로에게 명을 전하고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시니라

출 6:10-13, 개역한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바로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고 명하셨다. 모세는 그 명을 받는 것이 어렵다. 바로는 고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도 모세의 말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가 오히려 고난이 더 심해지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벌주신다고 핀잔을 받은 모세였다. 하나님의 명으로 일을 했는데 오히려 하나님에게 혼난다는 핀잔을 듣다니... 모세의 마음은 정말 부끄러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바로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하셨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바로와 애굽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고 깨달아 하나님 전으로 나아오기를 바라셨을 것이고, 또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셨을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마지막에 한 사람도 남김없이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으로 인도하시기 위해서 말이다. 

 

사람은 당장 내게 떨어진 어려움과 아픔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이런 사정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실제로 하나님도 하나님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 이야기해 주셨다.(사 55:8~9) 그래서 사람들의 이런 사정에 대해서 하나님은 알고 계셨다. 모든 사람들을 어울러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그 내용을 이루시기 위해 큰 역사를 하실 수밖에 없으셨던 것이다. 

 

모세는 그런 하나님의 사정을 모른다. 다만 이스라엘 민족도 들어주지 않는 말을 자꾸 바로에게 전하라고 하시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모세는 민망하고 답답할 뿐이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다시 고백한다. 자기는 입이 둔한 자라고... 이런 모세의 고백은 자신이 받은 일의 크기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점도 있고, 겸손한 마음도 있어서 그럴 것이다. 욕심을 내거나 자기 멋대로 하려고 하는 마음이 아니라 나올 수 있는 말인 것이다. 

 

모세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혼자가 된 것 같고, 답답한 마음에 속이 열천불이 나겠지만 뭐라 마음대로 하기에도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다. 누구 한 사람이라도 내 말을 믿어주고 들어주면 좋으련만... 아론이라도 그의 곁에 있어줘서 모세는 그나마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모세는 바로와 힘겨루기에 들어간다. 놓아달라는 이와 놓아주지 않겠다는 이의 싸움...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을 움켜쥐고 놓지 않는 바로를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먼 훗날을 생각하시며 이 상황들을 참고 인내하셨을까? 하나님은 하나님만의 사정이 또 있으셨을 것이다. 구원과 회복의 역사는 정말 쉽지 않은 노정이다.

 

2. 나가는 글

 

때로는 혼자가 된 것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선지사도들을 생각하라고 한다면...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라 마음에 와 닿지 않을 것 같다. 하나님은 선지사도들을 통해 이루셔야 했던 구원과 회복의 역사 속에서 얼마나 애가 끓고 답답한 일들이 많으셨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하나님도, 선지사도들도 죄악에 빠진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노정 속에서 겪었을 여러 어려움들을 떠올린다면... 지금 내가 겪는 어려움은 큰일이 아닐 것이다. 답답한 마음을 털고, 혹은 기도로 하나님께 구하고 오늘의 근심과 걱정이 내일로 이어지지 않는 그런 하루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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