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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나들이) 영웅전설 : 가가브 트릴로지

제시안 2024. 3.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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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간략한 게임정보

 

전설의 시작을 알린 [영웅전설 3 : 하얀 마녀]

 

영웅전설의 시작을 알려주는 이야기 [영웅전설 4 : 주홍물방울]

 

영웅전설 3와 4를 이어주는 명작 [영웅전설 5 : 바다의 함가]

 

 

1.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특징

- 평범한 주인공이 휩쓸린 사건, 그리고 영웅이 되는 과정

[영웅전설]의 특징이 아닐 수 없다. 너무나 평범한 우리들이 어떤 사건을 겪다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는 이야기 말이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가 많이 만났다. 하지만 그 동기는 세상을 구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거나, 버림받은 이들, 아니면 다른 특별한 이유로 동기를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들이 있다. [영웅전설]은 그야말로 전혀 상관없는 이유로 여행을 나서다가 세상을 구한 이야기다. 그래서 그만의 특색이 있는 것이다. 

 

영웅전설 3의 경우, 이제 성인식을 치루는 두 아이가 주인공이다

 

특히 '가가브 트릴로지'의 경우에는 그 특성이 더 두드러지는 시리즈다. 특히 어리고 순수한 주인공이 어른들을 가감 없는 모습으로 보는 이야기는 세상에 닳고 닳은 우리들을 부끄럽게 만들기 충분하다. 그래서 가가브 트릴로지는 한 편의 동화 같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교훈을 전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 말이다. 그리고 그만큼 비현실적인 이야기...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아도 자기의 몸을 던져 멸망의 위기에 빠진 세상을 구한 하얀 마녀 게르드의 이야기. 이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그래서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의 거대한 서사가 시작된 것이다. 연속으로 비슷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졌지만 각각이 가지고 있는 매력으로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았고... 지금에 와서는 명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 그래픽이 전부가 아니라는 자신감

이 게임은 당시에도 "그래픽이 이게 뭐야?" 하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인식을 뛰어넘으면 엄청난 감동의 순간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픽이 좋은 게임이 넘쳐나고 액션성이 강조된 RPG들하며, 자유도가 뛰어난 RPG들이 넘쳐나는 이 순간에도 [영웅전설 가가프 트릴로지]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하지만 위에서 작성된 내용을 보면 특별한 스토리도 아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너무 많이 다뤄져서 대충 어떤 이야기인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그렇기에 명작이라고 불릴 수 있지만, 이 이야기는 현대인이 잊고 살았던 감정을 건들기 때문이다. 

 

현실이라는 장벽을 이겨내 바름으로 가는 이야기, 영웅전설 4

 

우리는 현실이란 이야기를 많이 한다. 현실과 이상은 언제나 충돌하고 현실을 망각한 사람은 좀 덜떠러진 사람으로 취급된다. 그런데 세상이 변해가면서 현실적인 사고는 점점 이상한 사고들이 되어간다. 장사를 하기 위해선 적당한 사기는 쳐줘야 한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 등. 도덕적 규칙에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그래, 현실이 그래 라는 말로 허용되는 불법적인 요소들. 우리는 이것이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힘이 없어서, 우리가 아직 이 잘못된 것들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이란 이야기로 포장하고 슬그머니 편승하며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아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상시적으로 이게 맞지 하는 순간들을 만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 사회가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힘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 색다른 전투, 긴장감과 지루함 그 사이에서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반 실시간 전투가 이루어진다. 실시간으로 전투가 진행되지만 중간중간 명령을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자동으로 캐릭터들이 움직여서 싸울 수도 있고, 유저가 일일이 할 일을 지정해 줄수도 있다. 그래서 생각보다 긴장감을 가지고 게임을 할 수 있다. 적이 조금이라도 쌜 경우 유저가 개입하지 않으면 쉽게 전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AI 덕에 전투는 긴장감과 지루함 그 사이에 적절히 자리 잡고 있었다.

 

공명석으로 마법을 쓰는 영웅전설 5.

 

다만 행동을 지정했는데 그 행동을 하기 전에 적에게 맞으면 지정한 행동이 취소된다. 예를 들어 힐을 줘야 하는 상황인데 주변에 적이 있어서 힐을 주라는 행동이 계속 취소된다면... 잠깐 힐을 주기 위해 신경쓰다가 동료들이 픽픽 쓰러지는 광경을 마주할 수 있다. 그럼 후퇴를 하고 재정비한 다음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 보스전이 아니고서야 언제든 재도전이 가능한 게임이다.

 

게임이 굉장히 레벨링이 잘 되어 있어서 노가다가 딱히 필요하지 않는다. 그저 쭉 이야기를 보며 진행해도 적당히 몬스터를 만나고 레벨업을 하다 보면 딱 보스전을 하기에 적절한 레벨이 되어 있다. 그래서 전투는 돈을 벌기 위해, 중간중간 레벨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그 외에 딱히 필요한 것은 잘 모르겠다. 특히 액션성이나 전략성이 가미된 것이 아니라서 전투의 필요성은 더더욱 떨어지는 느낌. 그렇지만 이야기를 이어가고 게임에 긴장감을 주는 요소로서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2. 나가는 글

최근에 모바일 게임으로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가 발매된다고 광고를 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으로 나오는 경우 시나리오도 특정 조건이 되어야 열린다거나 캐릭터 얻는 것도 캐시로 판다거나 이럴 것 같아 큰 기대는 없다.

 

이번에 [영웅전설 3]을 시작으로 5편까지 달려봤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특히 5편의 3장의 경우, 굉장히 길었다. 깜짝 놀랐다. 그 길이에... 그런데 그 다음 장들은 또 금방금방 지나가서 또 놀랐다. 뭐 암튼 그런 배분의 실패는 있었어도 전체적으로 이야기들은 잘 만들었다. 그리고 전투는 지루한 면이 있어서 이야기를 보지 않을 땐 좀 조는 느낌으로 게임을 진행했지만 그럼에도 재미는 있었다. 

 

가가브 트릴로지의 세계. 3편 좌상단의 티라스휠. 4편 우상단의 엘핀딘. 5편 하단의 벨트루나. 잊을 수 없는 이 세계...

 

만약 이 게임을 원한다면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다만 5편은 중반부터 번역이 이상해서 도저히 알아먹기 어려워진다. 폴트가 할아버지 맥베인에게 맥베인이라고 하는 것은 예사다. ㅋㅋㅋㅋ 할아버지 이름을 부르는 번역이라니 ㅋㅋㅋ 5편은 번역 수정본을 꼭 받아서 플레이한다면 좋을 것이다. 

 

여러모로 즐거운 경험이었고, 또 가가브 트릴로지로 묶여 있어서 이에 대한 전체적인 평을 써봤다. 좀 어려운 면이 있어서 스스로도 놀랐지만 그래도 좋은 시간이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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