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

(사당) 멸치국수집 - 구수한 멸치육수가 끝내주는 국수집

제시안 2024. 8. 30. 20:49
반응형

 

0. 간략한 소개

어린 시절 우리 집은 비가 오거나 하면 멸치국수를 끓여 먹었습니다. 맑고 구수한 멸치육수를 미리 삶아둔 소면 위에 붓고 그 위에 양념장을 얹어서 슥슥 비벼먹었지요. 어린 시절에는 그게 참 그렇게 별로였습니다. 슴슴하기만 하고, 이게 대체 무슨 맛이지 싶었드랬죠. 하지만 이상하죠? 나이를 먹을수록 그 슴슴하고 구수한 맛이 점점 그리워집니다. 집에서 해 먹어 보면 또 그 맛이 안 나더랍니다.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만난 집, 바로 [멸치국수집]입니다. 

 

사당역에 위치한 이 집은 꽤 오래도록 장사한 곳입니다. 영업시간도 혜자지요. 퇴근길 출출한 직장인들에게 간단한 요기거리가 되거나,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집에 들어가기 전 가볍게 해장이라도 하기 위한 곳입니다. 그래서 밤늦도록 이 가게는 불이 켜져 있습니다. 코로나 후에는 영업시간이 좀 줄어든 것 같아요. 그래도 밤늦은 시간에는 믿고 가보는 곳입니다. 

 

이번에 일이 있어서 서초를 들렸다 오는 길에 출출해서 잠깐 들러 국수 한 젓가락 하고 왔습니다. 겸사겸사 맛난 국숫집을 소개드립니다.

 

 

1. 위치

https://kko.to/0PZl7md3zT

 

멸치국수집

서울 관악구 과천대로 951

map.kakao.com

 

1층이며 노란 간판이 눈에 띄는 곳입니다.

 

- 대중교통 이용시

버스는 사당역 정거장 바로 앞에 있습니다. 사당역 5번 출구 가는 길, 남현동 먹자골목 가는 길에 위치했습니다. 광역버스 타는 곳이기 때문에 꽤 많은 인파로 붐비는 곳입니다. 그리고 오고 가는 버스도 많아서 찾아가시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지하철은 사당역 5번 출구로 나오시면 됩니다. 5분도 안 되어서 도착할 수 있답니다. 버스나 지하철 모두 편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지하철을 추천합니다. 

 

- 자가용 이용시

주변에 공용주차장은 있지만 거리가 좀 있습니다. 사당역 1번 출구 쪽입니다. 주차장에선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그 외에는 주차장이 없어서 주차가 매우 불편합니다. 워낙 사당이 번화가라서 동네가 불법주차에 대한 인심이 사납습니다. 그러니 가급적 공용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합니다.

 

2. 영업정보

영업시간 : 

월 ~ 토 : 06:00 ~ 01:30

일 : 06:00 ~ 22:50

 

연중무휴

 

3. 외부, 내부 모습

사당역 5번출구를 이용하면 금방입니다.

 

남현동 먹자골목 입구입니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안됩니다. ㅎㅎ

 

노란색 간판이 인상적인 [멸치국수집]입니다.

 

이디야 건물 1층입니다. 이디야 건물만 찾아오셔도 된답니다.
내부는 좁고 바처럼 되어 있습니다. 요리하는 걸 다 볼 수 있답니다.

 

 

4. 메뉴

메뉴입니다. 키오스크가 현금도 받습니다. ㅎㅎ

 

멸치국수 : 5,500원

비빔국수 : 6,500원

간장비빔국수 : 6,500원

얼큰국수 : 6,500원

숙주국수 : 7,000원

어묵국수 : 7,000원

유부국수 : 7,000원

고기멸치국수 : 7,500원

냉국수 : 7,500원

콩국수 : 8,000원

 

참치주먹밥 : 3,000원

김치주먹밥 : 3,000원

멸치국밥 : 6,000원

물만두 : 3,500원

구운계란 : 700원

 

국수사리 추가 : 1,500원

 

멸치육수 : 6,000원(메뉴판에는 없음)

 

5. 주관적인 평

국수 좀 한다는 집들이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멸치국수에 자부심을 가지는 곳은 많지 않더군요. 나이 먹고 가끔 생각나서 멸치국수를 해 먹는데 참 어렵습니다. 그저 멸치 좀 넣고 끓이면 되겠지 생각했다가 여러 번 큰코다쳤습니다. 그럴 때면 늘 생각나는 것이 참 기본적인 요리가 더 어렵구나 싶습니다. 초짜도 이렇게 헤매는데 음식점이라고 쉬울까요? 프로며 아마추어까지 다 방문하는 곳이니 아마 맛 내기가 여간 까다롭고 쉽지 않을 것입니다. 

 

면을 좋아해서 종종 면 요리 전문점들을 찾아가는데, 이 멸치국수는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어떤 곳은 국물이 너무 연해서, 어디는 너무 조미료 맛이 나서. 별로라는 핑계도 가지가지죠. 그런데 이곳만큼은 딱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국물이 구수하면서도 뭔가 좀 부족한 듯한 슴슴함에, 뒷맛의 깔끔함까지. 그 슴슴하고 깔끔함 때문에 국물을 한번 더 먹게 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물과 김치는 셀프. 수저도 셀프다. ㅎㅎ

 

요즘은 가면 국수 한 그릇만 뚝딱하고 나오는데, 20대 때 먹었던 것을 생각하며 주먹밥도 시켜봤습니다. 역시 좀 양이 많더라구요. 차라리 곱빼기를 시키는 것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멸치국수랑 김치주먹밥입니다. 모든 음식이 주문하면 그 즉시 조리됩니다. 면을 삶고 국물을 붓고, 주먹밥은 그 자리에서 슥슥 밥을 뭉쳐줍니다. 주문하면 10분도 채 되지 않아 요리가 앞에 놓입니다. 면을 삶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더군요. 

 

진한 육수가 보인다. 김가루와 고추가루, 파가 고명으로 올려져 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한 입 크게 물어봅니다. 구수한 육수의 향이 입안 가득 퍼지고, 쫄깃한 면발이 씹히는 맛을 더해줍니다. 소면과 멸치육수로도 이런 맛을 낼 수 있구나 싶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국물을 마시면 어찌나 맛나던지요. 어디 가서 이런 국수를 먹을 수 있나 싶습니다. 좀 싱거울 것 같아 김치를 많이 펐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멸치국물의 맛을 김치맛이 방해하더군요. 그래서 김치는 많이 먹지 않았습니다.

 

밥 안에 볶은 김치가 있다. 밥은 고슬고슬한 것이 딱 좋았다.

 

주먹밥은 고슬고슬한 밥과 짭조름한 김, 그리고 국물을 쪽 뺀 볶은 김치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젓가락으로 요렇게 저렇게 잘라먹는데 이것도 별미입니다. 항상 참치주먹밥만 시켜 먹었는데, 다음에는 이걸 먹어야겠어요. 그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목이 좀 막힌다 싶으면 국물을 먹어줍니다. 물보다도 진한 육수가 다음 한 입을 재촉해서 쉬지 않고 수저를 놀리게 되지요.

 

소면이다 보니 아무래도 먹고 나서 좀 허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화가 빨리 되는 일도 잦지요. 이에 누군가는 헛배 불러서 싫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소면이 아니고서는 비빔국수도, 멸치국수도 맛이 나지 않는걸요. 이번 기회에 이 집에 찾아가서 국수 한 그릇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6. 요약

 

음식 : 진한 멸치육수가 별미인 곳

가격 : 요즘 시대에 이 가격 흔치 않음. 가벼운 주머니도 환영받는 곳

분위기 : 빨리 앉아서 한 젓가락 하고 나가야 하는 분위기

매장 위치 : 버스 타기도 편하고, 지하철 타기도 편한 곳에 위치해서 대중교통 이용 추천

추천 동행 : 같이 술 한 잔 한 지인이나, 오래된 연인, 혹은 직장동료 정도가 좋음

주차 : 사당역 1번 출구 쪽 공영주차장을 추천

음식점 주변 놀거리 : 사당 번화가에 위치해서 술집과 음식점이 많이 있고, 사당에서 올라가는 관악산 들머리가 근처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