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안에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0. 들어가는 글
넷플릭스에서 핫한 드라마, [삼체]를 봤다. 총 8편으로 이루어진 이 드라마는 중국의 문화 대혁명을 첫 화에서 다뤄 굉장한 관심을 끌었다. 중국에 막혀있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중국에서 어떻게 봤는지 중국 네티즌들이 흥분해서 부정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거기에 이 드라마는 중국인이 쓴 동명의 SF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 공산당의 역린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 대혁명을 중국인이 건들였다라... 쉽지 않은 드라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배우들의 명품 연기와 더불어 흥미진진하게 사건이 흘러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했다. 한 사람의 상상력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게 되는 시간이었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시작으로 결국 지구를 침공하려는 외계문명에 대한 이야기까지 흐르며 시즌 1이 끝났다. 아직 이야기는 시작도 하지 않은 것 같고, 큰 인기에 힘입어 시즌 2, 3가 제작 확정되었다고 한다. 부디 [킹덤]처럼 중간에 흐지부지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삼체]를 보면서 든 여러가지 생각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 생각들은 다소 종교적인 내용이 강해서 어쩌면 영화 리뷰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진행되는 내용 중 종교적 내용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란다.
1. 나무 이야기
[삼체]에서 주로 등장하는 갈등은 간단하다. 우리 지구의 문명이 발전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삼체라는 독특한 환경에 놓여 문명을 이룩하는데 무수히 많은 시간이 걸렸던 외계 문명. 반면 지구는 삼체라는 특수한 환경이 아니다 보니 그 어느 문명보다도 빠른 속도로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삼체 문명"은 지구에서 보낸 메시지를 받고 이곳에 오고 있는 중이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이래서는 자신들이 지구에 도착했을 때 자신들의 기술력보다도 더 뛰어난 기술력을 지구가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도로 발전하는 지구의 기술력을 망가뜨리려고 한다.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과 이들의 침략을 막으려는 사람들의 싸움이 펼쳐지는 것이다.
결국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은 "1. 외계 문명이 침략한다", "2. 그들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지구의 기술력에 두려움을 느낀다." 이다. 이런 과학과 기술력의 발전에 대한 동경은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삼체 문명"을 추종하는 이들은 외계 문명의 기술력에 반해 자신들이 죽어도 살려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움직인다. 굉장한 믿음이다. 실제 "삼체 문명"이 지구에 보낸 나노 크기의 양자 컴퓨터 "지자"는 현재 인류 문명에서도 이룩하지 못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를 거꾸로 생각해 보면 만약 지구에서 이런 기술력을 갖추게 된다면 "삼체 문명"에 대한 동경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사라진다는 뜻 아닐까?
사람이 무엇을 믿는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이 드라마에서도 "삼체 문명"을 신봉하는 이들은 목숨을 버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을 살려줄 것이라는 믿음 하에 자신의 목숨을 헌신짝처럼 내어주는 것이다. 이런 광신적 태도에 대해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의 근거는 외계 문명의 놀라운 과학 기술력이다.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종교적 태도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사야 44장에서는 우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9절에서는 우상은 허망하고 무익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사람들이 우상을 섬기는 것에 대한 현실을 이야기해주신다.
15. 무릇 이 나무는 사람이 화목을 삼는 것이어늘 그가 그것을 가지고 자기 몸을 더웁게도 하고 그것으로 불을 피워서 떡을 굽기도 하고 그것으로 신상을 만들어 숭배하며 우상을 만들고 그 앞에 부복하기도 하는구나
16. 그 중에 얼마는 불사르고 얼마는 고기를 삶아 먹기도 하며 고기를 구워 배불리기도 하며 또 몸을 더웁게 하여 이르기를 아하 따뜻하다 내가 불을 보았구나 하면서
17. 그 나머지로 신상 곧 자기의 우상을 만들고 그 앞에 부복하여 경배하며 그것에게 기도하여 이르기를 너는 나의 신이니 나를 구원하라 하는도다
18. 그들이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함은 그 눈이 가리워져서 보지 못하며 그 마음이 어두워져서 깨닫지 못함이라
사 44:15~18, 개혁한글
위 내용에서 보면 사람이 나무를 가지고 어떻게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주신다. 나무로 불을 피워서 몸을 덥히고, 음식도 만들어 먹는데, 문제는 그 나무로 신상을 만들어 그 앞에 제사를 지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무로 만든 신상, 즉 우상에게 '너는 나의 신이니 나를 구원하라'라고 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하나님은 명확하게 이야기하신다. 눈이 가리어졌고, 마음이 어두워져 깨닫지 못해 그런 것이라고.
과거 유럽이 중앙 아메리카를 정복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당시 스페인 정복자들이 중남미 마야, 잉카 문명의 사람들을 식민화시켰을 때 이들은 스페인 정복자들의 기술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자진해서 식민화가 되었던가? 아니었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가혹한 수탈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스페인 정복자들을 신처럼 섬기거나 하지 않았다. 기술 문명에 대한 동경이 종교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참 종교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저 믿는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믿고, 믿는 그것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생각해보면 우리가 믿어야 할 대상도 잘 골라야 함을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성경에서도 눈이 멀고, 마음이 어두워져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진정 참신이 있음에도 참신은 믿지 않고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신을 만들고 섬기는 사람들의 행위에 대해 진단하신 것이다. 우리는 정말 우리를 살리는 신도 모르는 그런 우매한 사람들이 아닌가? 다시 한번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2.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읽지 못하는 "삼체 문명"
"삼체 문명"이 신이 아니라는 것은 드라마를 통해서도 등장한다. 이들은 뛰어난 기술력이 있는 것 뿐이다. 그렇지만 그 기술력으로 어쩌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처음 "삼체 문명"을 추종하여 종교를 만든 이는 예원제와 마이크 에반스다. 특히 마이크 에반스는 "삼체 문명"과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이들이 이곳에 왔을 때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그중 하나인지 무엇인지 모르지만 동화를 읽어주는 것이 주된 업무로 보인다. 그런데 "삼체 문명"이 결정적으로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들에게서 마음이 멀어지는 사건이 생긴다. 그것은 "거짓말"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다. "삼체 문명"은 거짓말이 없는데 반해, 사람들, 심지어 자신을 추종하는 마이크 에반스마저 거짓말을 한다는 점에 "삼체 문명"은 큰 실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추종하는 세력들을 어떻게 해야 하느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그 사이 추종 세력들은 정부에 의해 죽어가기 시작한다.
이 에피소드는 전체적인 사건의 큰 전환점이 된다. 하지만 동시에 외계 문명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이들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명료하게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삼체 문명" 역시 신이 아니라 신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라는 점이 나타나는 것이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감찰"하신다고 전한다.(잠 16:2, 잠 21:2) 감찰이라는 뜻은 "단체의 규율과 구성원의 행동을 감독하여 살핌. 또는 그런 직무." 이다. 즉,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살피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시는 이유는 하나님은 우리 영의 아버지이시기에(슥 12:1) 누구보다도 우리의 심령에 대해 관심이 많으셔서 그렇다. "삼체 문명"과는 분명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우리는 서로의 겉모습에 더 관심을 가지고, 육적인 부분에 대해서 더 신경을 쓴다. 몸이 건강한지, 차가 있는지, 재산이 있는지, 학벌은 좋은지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영이 깨끗하지 않으면 전혀 소용이 없다. 많은 재산을 가진 재벌이나 능력이 좋은 검사, 박사들이 일탈을 벌이고 큰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과 정신이 얼마나 황폐한지, 악한지에 대해서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사람들은 관심이 없는 것이다.
"삼체 문명" 역시 우리들과 다르지 않다. 거짓말을 모르는 이들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점에 대해 당황하고 결국 모든 사람들을 벌레 취급을 하기에 이른다. 이것은 엄연히 자신들이 과학 기술적으로 수준이 높을지는 몰라도 정신적 영역에서는 수준이 낮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과거 제국주의 시절 문명의 발전이 더뎠던 제3국들을 마구잡이로 식민화하고 수탈했던 유럽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열등한 것으로 취급하고 열등하다 판단된 존재들에게는 어떤 폭력도 정당화하는 모습. 이제는 잊고 싶은 사람들의 추한 모습이다. 그것을 "삼체 문명"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3. 우리는 벌레가 아니다
"삼체 문명"의 제국주의적 태도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고 이들이 한 행동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세상의 모든 TV와 브라우저를 통해서 사람들이 벌레라고 공포한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것을 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점이다.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에 대해서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그 존재는 과연 신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을까? 실제 오늘날까지 사람을 하찮게 여기는 종교는 다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인신공양과 같은 끔찍한 행위들은 이제 보기 어려운 것들이 된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두려움과 공포만으로는 지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고 사랑을 베풀어주는 존재에게 더 마음이 동화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런 그들은 외계 문명을 침략자로 규정하고 움직인다. 반면에 외계 문명을 신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은 이런 세상 사람들에게 대항하며 신의 뜻을 따르고자 노력한다. 과연 이런 행위는 의미가 있는가? 그 행위를 통해 어떤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것인가? 외계 문명은 그 결과를 약속해 주는 존재인가? 그런 존재임을 우리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마치 사기를 당하는 것처럼 확실하지 않은 약속에 혹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종교라고 하는 것이 기적, 은혜, 감사함에만 매달려서는 진정한 종교가 아니다. 그렇게 해서는 멸망의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을 멸망시키기 보다는 구원하시고자 노력하고 계신다. 실제 하나님께서 잘못하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단은 자신의 교만을 이기지 못해 범죄를 한 천사이고, 이 사단이 하나님이 택한 목자 아담을 미혹하여 지구촌을 가지게 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아담은 욕심과 정에 이기지 못하였으니 뱀의 꼬임에 넘어가 하나님이 이 지구촌을 떠나실 수밖에 없는 죄를 지은 것이다. 이후 하나님은 죄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시고자 약속하시고 이루시며, 이를 성경에 기록하여 전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셔서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고 죽음을 맞이하게도 하셨던 것이다. 하나님은 죄가 없다. 죄는 우리가 지었음에도 우리 죄를 사하시고자 6천 년이 넘는 시간을 역사하고 계신다.
우리를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하등하다며 벌레라고 취급하는 존재와 죄에 빠져 하나님도 성경도 모르고 오해해서 원망과 비탄 속에 죽어가는 이들을 살리시고자 독생자를 보내시기까지 한 존재. 당신이라면 누가 진정한 신이고, 누굴 진정으로 믿고 따르겠는가?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런 참심을 알아보기는커녕, 자신이 믿고 싶은 존재를 만들어 그 존재에게 돈을 달라, 생명을 달라, 행복을 달라 빌고 있다. 진정 눈이 멀고, 마음이 어두워 깨닫지 못한 결과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4. 마무리
[삼체]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의 인식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어떻게 인식을 하는가, 어떤 인식 속에서 살아가는가는 그 사람의 생애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참신을 알았다면 단지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이들을 신처럼 모시는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 문명을 완전히 지배, 종속시킬 수 있다는 것 역시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문화적 발달을 통해 동화시키고 감화시켜야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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