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 17

(과천) 망향 비빔국수

0. 들어가는 글 그런 곳이 있다. 군 시절 즐겨 먹었던 음식점 말이다. 대표적으로 포천 이동갈비가 있으려나. 나는 순대국이 있다. 가평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늘 휴가 나오면 가평에서 순대국을 먹었다. 점오 마치고 버스를 타면 8시쯤에 가평터미널에 도착했다. 이제 문을 열기 시작하는 가게들 사이에 "영업 중"이라고 불이 켜진 곳. 허름한 그 가게에서 순대국 한 그릇 먹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그때부터 순대국을 먹기 시작했다. 가평에서 먹은 순대국은 체인점도 아니었고, 가평이 순대국으로 유명한 곳도 아니었으며, 노포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더더욱 없는 그냥 음식점이었다. 때때로 파리가 빠져서 나오면 주인 할머니는 그냥 머쓱한 듯 미안해요 하고 말았던 집이었으니... 그런데 종종 포천 이동갈비처럼 유명 상품..

(양재) 곰스603 포이사거리점

0. 들어가는 글 일을 할 때면 밥 한 끼 때우는 것이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시간으로 식사시간만한 것이 없지만 말이다. 요즘 들어 점점 더 빠르게 소진되어 가는 용돈을 보면 쉽게 카드를 꺼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한 끼 먹는 것 자체가 어떨 땐 곤욕스러울 때도 있다. 예전에 다녔던 일터에서는 구내식당이 있었다. 구내식당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원하는 만큼 가져가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특유의 짬밥 냄새는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빨리 차오르는 혈당과 순식간에 꺼져버리는 배... 이 어찌 된 일인건가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정 먹을 곳이 없거나 하면 구내식당을 갔다. 지금 다니는 회사 근처에는 구내식당이 ..

(양재) 브루스 리

0. 들어가는 글 맛집이란 무엇일까? 여러 정의가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게 딱 맞는 맛과 양을 제공하는 곳"이 아닐까 한다. 맛이란 것 자체가 주관적인 영역이다 보니 기준이 "나"에게 맞춰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글을 쓰는 입장에서 이것은 상당히 어려운 점이다. 왜냐면 누군가에게는 그 맛이 좋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 맛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글 마지막에 평점을 남겨두었다. 맛집으로 선정되어 소개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주관의 영역에 머물지만, 그래도 평균적으로 따져 봤을 때 어떠한가에 대해 평점을 통해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서론이 길다. 왜냐면 지금 소개하려는 집이 딱 "내게 맞는 집"이기 때문이다. 난 이 기준에 취해 있을 때 여러 지인에게 이 집을 소개했지만 퇴짜맞은 ..

(춘천) 큰지붕 닭갈비

0. 들어가는 글 개인적으로 춘천을 좋아한다. 화악산 산꼭대기에서 군생활을 했다. 밤이면 밝은 춘천시내의 모습이 환하게 보였다. 꺼지지 않고 균일하게 켜져 있는 시내 불빛을 보면 마음이 두근거렸다. 불과 며칠 전에 저곳에서 내가 살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나갈 날만 손꼽으며 버티기를 하루, 이틀. 제대를 하고선 춘천 야경을 볼 일이 없었다. 이제 그곳에서 살아가기 시작했으니까. 복학해서 정신없이 살아갔다. 춘천에 올 일은 없었고, 군생활은 기억하기도 싫었다. 오래도록 시간이 지나고 나서 운전을 하게 될 때 비로소 춘천에 가게 되었다. 그때 알았다. 춘천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다시 그 야경을 보게 되었을 때 군생활 때 느꼈던 설렘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던 그때의 두근거림 ..

(가평) 설악막국수 춘천닭갈비

0. 들어가는 글 어릴 적 경춘도로는 항상 막혔다. 가는 길이야 즐거움에 가득 차 신이 났지만 오는 길은 정말 고역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차는 움직이지 않고... 언제 집에 도착하나 싶은데 차에서 내릴 수도 없어서 답답하기만 하고... 그럴 때 가끔 우리는 아무 음식점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항상 막국수를 먹었다. 기억에 맛만 좋았지만 아빠는 늘 불만족스러워 했다. 별로 맛이 없다고. 나중에 생각해 보니 우리 아빠의 미각은 가히 전설적인 미각이어서 왠만한 음식은 만족하지 않는 분이었다. 그래서 난 이후에 내가 맛나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구나 라는 기이한 답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해도 아빠에게서 맛나다는 이야기를 듣기 어렵겠구나 생각해서 그렇다. 1. 닭갈비와 막국수, 그리고 잣 일이 있어서 ..

(양재) 수작카츠

0. 들어가는 이야기 예전에 돈까스는 경양식 집에서나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었다. 식전 스프는 물론이고 마카로니와 샐러드가 데코 되어 나온 먹음직스러운 튀김고기. 넓게 펴진 그것 위에 브라운소스가 뿌려진 그 맛은 지금도 애정하는 맛으로 남아있다. 경양식 집 돈까스가 점차 김밥천국 메뉴로, 기사식당 단골 메뉴로 변하는 과정을 겪고 있을 때 색다른 돈까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바로 일본식 돈까스다. 일본식 돈까스의 첫인상은 색다름이었다. 1인 1쟁반으로 음식과 반찬이 놓여져서 주는 것은 물론이고, 깨를 간 다음에 소스를 뿌려 찍어먹는 독특한 스타일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맛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퍽퍽한 살에 나중에 금방 느끼함이 올라와서 "일본식 돈까스도 별거 없구만!"하는 생각으로 기사식당을 갔다..

(봉천동) 카도야라멘

0. 들어가는 이야기 저녁에 오랜만에 아는 동생과 만나서 라멘을 먹으러 갔습니다. 원체 맛에 둔감한 녀석인데 이곳 라멘을 먹어보더니 감탄을 하더군요. 처음 먹을 땐 미소가 좋다고 권했더니 다섯 가지 맛이 난다며 음미를 하는데... 이렇게 진지한 녀석이었나? 싶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간만에 만나니 또 그때가 생각나네요. 1. 젊음은 힘든 것이다 들어보니 혼자 힘에 버거울 땐 가끔 들렸다고 하네요. 뭔가에 애정을 쉽게 쏟는 녀석은 아니었던지라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런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가끔 생각났다고 하네요. 혹은 너무 힘들거나 지칠 때 생각이 나서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 라멘은 그 특유의 진한 육수가 일품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한때는 어리석게도 우리나라엔 이런 육수를 쓰는 라면이 왜 없..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