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간략한 소개어린 시절 우리 집은 비가 오거나 하면 멸치국수를 끓여 먹었습니다. 맑고 구수한 멸치육수를 미리 삶아둔 소면 위에 붓고 그 위에 양념장을 얹어서 슥슥 비벼먹었지요. 어린 시절에는 그게 참 그렇게 별로였습니다. 슴슴하기만 하고, 이게 대체 무슨 맛이지 싶었드랬죠. 하지만 이상하죠? 나이를 먹을수록 그 슴슴하고 구수한 맛이 점점 그리워집니다. 집에서 해 먹어 보면 또 그 맛이 안 나더랍니다.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만난 집, 바로 [멸치국수집]입니다. 사당역에 위치한 이 집은 꽤 오래도록 장사한 곳입니다. 영업시간도 혜자지요. 퇴근길 출출한 직장인들에게 간단한 요기거리가 되거나,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집에 들어가기 전 가볍게 해장이라도 하기 위한 곳입니다. 그래서 밤늦도록 이 ..